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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기자수첩] 이재명 시장 解明의 틀린 팩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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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성호철 산업2부 기자


네이버가 한 시민단체를 거쳐 이재명 성남시장이 구단주로 있는 프로축구단 성남FC에 39억원을 우회 지원했다는 야당 지적에 대해, 성남FC는 20일 "성남FC의 공익 캠페인은 스페인 축구팀 FC바르셀로나가 유니세프 로고를 유니폼에 노출한 것을 벤치마킹한 것"이라며 "이를 정치적으로 음해하는 의혹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이재명 시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당에 대해) 가랑잎도 배로 둔갑시키는 놀라운 기술"이라며 "네이버의 공익 기여는 전임 이대엽 시장이 네이버 유치 시 약속된 것으로, 40억원 중 39억원은 성남FC 광고비, 1억원은 희망살림 지원금으로 애시당초 협약서에 명기된 것"이라고 썼다.

이 논란은 지난 19일 경기도 국감에서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이 "네이버가 2015·2016년에 총 40억원을 시민단체 희망살림에 지원했고 이 가운데 39억원이 성남FC의 유니폼 로고 광고비로 쓰였다"고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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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성남시장(왼쪽)이 17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ADEX 2017'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과 전시물 관람을 위해 이동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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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성남FC와 이 시장의 해명 중에는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우선 FC바르셀로나는 유니세프에서 돈을 받지 않고 공짜로 로고를 선수 유니폼에 노출하고 있다. 오히려 바르셀로나가 매년 150만유로(약 20억원)씩 유니세프에 후원금을 낸다. 이재명 시장의 해명 중 '전임 이대엽 시장…' 부분도 얼핏 보면 협약서가 전임 시장 때 일처럼 읽히지만, 이번에 논란이 된 네이버·성남시·성남FC· 희망살림 간 4자 협의서는 2015년 이재명 시장이 추진한 건이다. 언급된 이대엽 전(前) 시장은 2005년 네이버의 본사 이전 당시 '성남시를 위해 상호 협력하자'는 취지의 협약서를 맺었을 뿐이다.

네이버가 성남FC를 후원할 수 있다. 당당하게 네이버 로고를 유니폼에 새기고 직접 지원하면 될 일을 굳이 서울에 근거를 두고 있는 시민단체를 끼워넣었는지 의문이다. 더구나 저소득층의 부채 탕감을 목적으로 세워진 희망살림의 2016년 회계를 보면 21억원의 수입(네이버 지원금 20억원 포함) 중 19억원을 성남FC에 광고비로 썼다. 이 논란을 정쟁으로 치부할 게 아니라 인정할 것을 깔끔하게 인정하는 게 이재명 시장 스타일이 아닐까?

[성호철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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