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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어폰잭 사라진 스마트폰…이어폰 선택권도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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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구글·화웨이 등 '디자인 슬림화' 단자 빼고 무선 대체…고가 이어폰 '강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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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이달 초 공개한 '픽셀2'. 제품 하단에 3.5㎜ 이어폰 단자가 사라지고, USB C타입 단자만 존재한다. /사진=구글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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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서 3.5㎜ 이어폰 단자가 사라지고 있다. 애플과 구글에 이어 화웨이까지 프리미엄폰 신제품에서 이어폰 단자를 없앴다. 모바일 생태계 진화의 흐름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무선 이어폰과 보조기기를 팔기 위해 소비자 선택권을 제약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어폰 단자 사라진 스마트폰… 애플, 구글 이어 화웨이 '동참'= 화웨이가 최근 공개한 신제품 ‘메이트10’ 시리즈 중 대화면 모델 ‘메이트10프로’는 이어폰 단자를 탑재하지 않았다. 미국 판매를 시작한 구글의 ‘픽셀2’ 시리즈 역시 전작과 달리 이어폰 단자를 없애고, USB C타입 단자만 제공한다.

주요 제조사 중 가장 먼저 이어폰 단자를 폐지한 건 애플이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출시한 ‘아이폰7’부터 이어폰 단자를 없앴다. 올 하반기 신제품 ‘아이폰8’과 ‘아이폰X’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여전히 이어폰 단자를 제공하고 있으나, 결국 폐지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어폰 단자 폐지의 표면적인 이유는 디자인 슬림화다. 스마트폰에서 이어폰 단자가 차지하는 공간이 사라지면 얇고 가벼운 디자인 구현이 가능하다. 아울러 이어폰 단자를 빼 낸 공간에 새로운 기능 구현을 위한 부품을 탑재할 수도 있다. 20세기 중반부터 보편적인 규격으로 활용된 3.5㎜ 이어폰 단자가 USB C타입 또는 무선으로 대체되는 과정이라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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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시리즈 중 가장 마지막으로 3.5㎜ 이어폰 단자를 탑재한 '아이폰6+'. 빨간 네모 안이 3.5㎜ 이어폰 단자. /사진=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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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제조사 주장과 달리 업계에서는 부가 수익을 위한 제조자들의 꼼수도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다른 외부 제조사들의 이어폰과 호환되는 기존 3.5㎜ 이어폰과는 달리, 자사 무선 이어폰을 별도 판매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 애플은 3.5㎜ 이어폰 단자 폐지 시초격인 아이폰7 공개 당시 무선 이어폰 ‘에어팟’을 선보였다. 구글도 마찬가지다. 픽셀2와 함께 40개 언어를 실시간 번역할 수 있는 무선 이어폰 ‘픽셀버드’를 공개했다. 3.5㎜ 이어폰 단자를 없앤 스마트폰을 앞세워 무선 이어폰 구매를 독려하고 나선 것이다.

◇부정적인 소비자 반응, 고가·강매 논란 휩싸여= 소비자들은 3.5㎜ 이어폰 단자 폐지에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해당 규격을 택한 오디오 기기를 무용지물로 만들 뿐 아니라, 무선 이어폰 가격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에어팟과 픽셀버드 가격은 미국 기준으로 159달러로 국내 가격은 20만원대다. 음질과 안정성 측면에서 유선 이어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 역시 무선 이어폰에 대한 거부감이 큰 이유다.

지난해 초부터 애플이 아이폰7에서 이어폰 단자를 없앤다는 루머가 돌자 30만명 정도가 폐지 반대 청원에 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애플은 계획대로 아이폰7에서 3.5㎜ 이어폰 단자 폐지를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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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에어팟'(왼쪽)과 구글 '픽셀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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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역시 비판적인 여론에 휩싸였다. IT전문매체 씨넷은 “이어폰 단자 폐지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또 다른 선택(무선 이어폰)을 강요한다”며 “이번 결정으로 수백만개의 오디오 장치와 호환성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픽셀2 이어폰 단자 폐지에 대한 비판 여론은 보조기기 고가 논란으로 번졌다. 구글이 USB C타입과 3.5㎜ 이어폰 단자를 연결하는 케이블 ‘동글’(Dongle) 가격을 20달러로 책정하자 거센 비판에 직면한 것. 픽셀2 동글은 아이폰7 동글보다 2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결국 구글은 동글 가격을 애플과 동일한 9달러로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무선 이어폰 시장을 선점하려는 제조사와 구매에 소극적인 소비자층이 부딪치는 과도기적 상황”이라며 “무선 이어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3.5㎜ 이어폰 단자를 폐지하는 제조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s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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