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출당 징계 놓고 전면전
서청원 “홍, 성완종 리스트 연루
2015년 수사 중 내게 협조 요청”
홍준표 “녹취록 있으면 공개하라
내가 회유 했는지 판단 받아보자”
혁신위, 친박계에 “경거망동 말라”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로부터 ‘탈당 권유’ 징계를 받은 서청원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홍준표 대표를 강하게 비난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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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의원은 “당과 나라를 위해 홍 대표 체제는 종식돼야 한다”며 “알량한 법 지식을 활용해 혹세무민하고 ‘내로남불’식 징계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의 ‘성완종 리스트’ 연루 건을 언급했다. 그는 “홍 대표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대법원의 최종심을 기다리는 처지인 상황 자체가 야당 대표로서 결격사유”라며 “게다가 성완종 의원 관련 검찰 수사 과정에서 나에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근거 자료를 공개하진 않았다. 다만 “홍 대표가 진실을 얘기하지 않을 때는 제가 진실을 증거로 대겠다”고 말했다.
이에 홍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 의원에 대해 ‘노욕에 노추로 비난받지 마시고 노정객답게 의연하게 책임지고 당을 떠나십시오’라는 글을 올렸다. 사진은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홍 대표. [강정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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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당시 상황을 공개하며 반박했다. 그는 “2015년 4월 18일 오후 서 의원에게 전화를 해 ‘나에게 돈을 주었다는 윤모씨는 서 의원의 사람 아니냐. 그런데 왜 나를 물고 들어가느냐. 자제시켜라’고 요청한 일이 있다”며 “그 후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서 의원과 만난 일이나 전화 통화를 한 일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 의원 측근들이 찾아와 그를 출당시키면 폭로할 듯 협박하고 전화 녹취록이 있다고 하면서 검찰총장·대법원장에게 진정서를 제출해 매장시키겠다고 하기도 했다”며 “협박만 하지 말고 녹취록이 있다면 공개해 내가 회유를 했는지 아니면 거짓증언 하지 말라고 요구했는지 판단을 한번 받아보자”고 역공했다. 이에 대해 서 의원 측은 “홍 대표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추가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의 반발에 친박계 의원들이 얼마나 동조할지 주목거리다. 서 의원은 “새로운 희망을 위해 홍 대표 체제를 허무는 데 앞장서겠다. 뜻을 같이하는 동지들과 함께 하겠다”고 했다. 앞선 20일 최경환 의원도 “권력욕에 사로잡혀 당을 사당(私黨)화해 가는 홍 대표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며 이를 위해 끝까지 싸워 나갈 것”이라고 했다.
홍 대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홍 대표는 이날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의 준동에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가는 길에 내우외환의 어려움이 닥쳐도 당원과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거침없이 돌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을 겨냥해 “폐수를 깨끗한 물과 같이 둘 수는 없다”며 “노욕에 노추로 비난받지 마시고 노정객답게 의연하게 책임지고 당을 떠나라”고 말했다.
당 혁신위도 이날 밤 “반혁신 서청원·최경환 의원은 당의 결정을 즉각 수용하라”며 “두 의원의 해당(害黨) 행위에 동조해 경거망동하는 세력이 있다면 혁신위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홍 대표와 서 의원의 ‘결투’는 주말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홍 대표는 전술핵 재배치 요구 등을 위해 23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하고 서 의원도 해외 국정감사를 위해 출국했다 26일 밤에 귀국한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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