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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두부전골 맛 세계 최고죠…이탈리아에 한식 알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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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짬】 팬들과 ‘한식 데이트’ 방송인 알베르토

한겨레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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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전골은 정말 대단해요. 세계에서 최고인 거 같아요. 두부김치, 구운 두부 다 맛있어요.”

지난 11일 저녁 7시, 서울 가회동에 있는 모던 한식당 ‘두레유’에선 알베르토 몬디(33)의 두부 예찬이 시작됐다. 그는 <제이티비시>(JTBC)의 ‘비정상회담’ 등에 출연해 인기 스타 반열에 오른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이다. 이날 그는 한식재단 주최 ‘알베르토 몬디와 함께하는 한식 데이트’에 참석해 65 대 1의 경쟁률을 뚫은 팬 10명과 저녁 식사를 했다. 재단은 지난달 21일부터 일주일간 행사 참가자를 공개 모집했다. “저도 두부 정말 좋아해요. 두툼하게 썰어서 구운 건 보기만 해도 침이 돌아요.” 미국 뉴욕에서 한식당을 열 계획이라는 이진숙씨가 알베르토 말에 맞장구를 쳤다.

분홍빛 오미자 막걸리가 돌자 분위기는 한층 무르익었다. 이어 김치샐러드, 얇게 썬 송로버섯을 올려 찐 마, 청국장을 바른 철갑상어회 등이 차례로 나오자 이들은 탄성을 질렀다. 연세대 한국어학당 김보연 강사는 “알베르토와 함께 먹어서 더 맛있다. 주로 떡볶이만 즐겨 먹는 외국인 학생들이 이런 한식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5대1 경쟁 뚫은 10명과 식사
“한국 전통주 파는 곳 많았으면
이탈리아 음식과 한식 많이 닮아
매운 음식 매일 먹다시피 해요”


작년부터 전업 방송인의 길
매주 한 번 포털에 축구칼럼


참가자들의 일터에 따라 알베르토와 나누는 한식 얘기의 결이 달랐다. 파병 업무를 담당하는 수도방위사령부 권수빈 대위는 “한식을 그리워하는 파병 군인들이 많다. 아랍에미리트 부대에서 그 지역 식재료를 활용해 냉면을 만든 적이 있는데 그 맛이 전혀 안 났다”며 알베르토에게 그리워하는 고향 음식이 있느냐고 물었다. “한식 정말 좋지만, 간혹 바칼라(소금에 절인 대구) 생각이 난다. 적당히 굳은 빵 위에 바칼라를 올려 먹으면 근심이 사라진다”고 알베르토가 답했다.

알베르토는 막걸리, 전통주 등 우리 술을 파는 곳이 적어 안타깝다고 했다. “한국 술인데 한국에서 쉽게 구하기가 어려워요. 동네 슈퍼나 마트에 별로 없어요. 지방을 가거나 고급 백화점을 가야 구할 수 있잖아요.” 증류식 소주만 해도 전주, 안동 등 지방마다 맛이 다르다. 그런 미세한 맛의 차이를 일상에서 자주 경험해보고 싶은 것이다. 그는 외국인의 입맛에 대한 오해에 관해서도 얘기했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주인아줌마가 ‘먹을 줄 아네’ 하고 놀라죠. 주로 미국인들이 매운 것을 못 먹지, 이탈리아 사람들은 매운 음식을 매일 먹다시피 해요.”

방송에서 ‘알(베르토)차장’으로 불린 그는 한국에 산 지 10년째다. 이탈리아에서 중국어를 전공한 그는 대학 4학년 때 중국 다롄으로 어학연수를 갔다가 지금의 아내를 만나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아내를 따라 한국에 와 강원대 경제학과 석사과정을 마친 뒤 글로벌 맥주회사 사브밀러 한국법인, 자동차 회사 피아트 크라이슬러 한국지사 등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했다.

지난해 회사를 그만두면서 본격 방송인의 길을 걷고 있다. 올해 초부턴 매주 한 번씩 ‘네이버’에 축구 칼럼도 연재한다. 10대 때 잠시 축구선수로도 활동한 적이 있는 그는 축구광이다. 한국 축구에 관한 생각을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이탈리아는 학교에선 축구를 하지 않아요. 방과후 클럽 등에서 합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도, 축구를 잘하는 학생도 축구와 공부를 모두 할 수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학업은 뒷전이고 축구선수로만 길러지는 한국 스포츠의 현실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한식과 이탈리아 음식은 공통점이 많아요. 같은 반도라서 생선도 풍부하고 가난했던 역사가 있어요. 도가니, 곱창, 닭 내장까지 버리지 않고 먹죠. 그런 점이 매우 비슷해요.” 지난 6월 이탈리아 안내서 <이탈리아의 사생활>을 출간한 그는 앞으로 이탈리아에 한국을 소개하는 책도 펴낼 생각이다. “물론 한식이 그 중심”이라고 한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사진 한식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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