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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단독] 사드보복에 車부품 中수출 반토막…LCD 1위 대만에 뺏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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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의원, 韓銀 보고서 입수

매일경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거세진 중국의 무역 보복에 따른 국내 산업계 피해가 업종에 따라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22일 한국은행 등에서 입수한 '사드 관련 한중 갈등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무역 보복이 본격화된 이후 국내 디스플레이·자동차 부품 등은 대중 수출 하락폭이 크게 높아진 반면, 반도체는 수출이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 등은 보고서를 통해 "대중 상품 수출은 지난해 11월 이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최근 들어 증가폭이 둔화되는 등 사드 배치 영향이 나타나는 조짐"이라며 "(국내) 총수출 증가율을 상회하던 대중 수출 증가율이 올해 2분기 이후 하회하고 있다. 사드 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자동차부품, 철강, 액정표시장치(LCD) 등에서 화공품, 석유제품, 기계부품 등으로 중간재 수출 타격이 확산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는 올해 7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대중 수출이 7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동차부품은 전년 동기 대비 수출량이 57.7% 감소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고, 휴대폰(부품)과 디스플레이 역시 각각 32.7%, 24.7% 급락했다. 화공품의 경우 수출량이 9.3% 증가했고, 철강·금속은 5.0% 감소했다. 수출량이 줄어들면서 중국시장 내 한국 제품의 점유율도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중국이 사드 배치 논란을 계기로 한국산 제품이 아니더라도 대체 가능한 수입 루트가 있거나, 자급률을 높이는 방향을 택할 경우 한국에 대한 의존도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는 점에서 업계의 난관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한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 자동차(부품), 철강, 화공품, LCD, 휴대폰 등의 중국 내 점유율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조사됐다. 디스플레이는 중국이 일부 저품질 LCD 등을 중심으로 대만산 수입량을 늘리는 등 변화를 모색하면서 한국 LCD 제품의 중국시장 내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중국의 LCD 수입시장 국가별 점유율 조사 결과 한국의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35.8%를 기록하며 대만(30.6%), 일본(13.6%)을 따돌렸지만 올해 2분기에는 점유율 29.7%로 대만(33.8%)에 추월당했다. 한은은 "한중 갈등이 지속되면 우리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자동차, 식료품 등 최종재뿐만 아니라 중국 기술구조 변화에 따른 중간재 자급률 향상 추세와 맞물려 기술력이 낮고 대체가 수월한 중간재 품목으로까지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박영선 의원은 "지난달 28일 1차로 중국 관련 업계 애로 완화 방안을 정부가 발표했지만, 근본적인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사드로 인한 한중 간 경제갈등을 계기로 특정 국가에 대한 수출 의존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국가에 수출할 수 있는 국외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인교 인하대 부총장은 "전자·정보기술(IT) 부문은 연구개발(R&D) 투자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기술 격차를 벌려 중국이 고품질 제품의 수입처를 쉽게 바꾸지 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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