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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Top-Notch]㊹ 인공지능 칩 대세론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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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칩셋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무섭게 똑똑해 지고 있다. 하지만 과연 좋기만 한 것일까?’

최근 미국 애플에 이어 중국의 화웨이가 인공지능(AI) 칩셋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인공지능용 하드웨어를 넣는 것이 대세가 되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10월20일(현지 시각) “인공지능 칩을 탑재한 스마트폰 비중이 올해를 기점으로 급증하기 시작, 2020년 35%에 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독자적으로 발전되던 CPU, GPU, 메모리 기술이 인공지능 전용 칩 개발을 계기로 하나의 칩 안에 통합되고 스마폰이란 ‘킬러 상품’을 매개로 인류의 삶 깊숙이 침투하게 될 것이란 예상이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 이용자의 사생활 보호, 해킹 등 보안 문제, 지나친 가격 상승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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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안면인식 기술을 최초로 탑재한 애플 아이폰 X. 인공지능 칩셋이 탑재돼 있다./사진=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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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주도 인공 지능 칩 탑재 경쟁··· “2020년 35% 차지 전망”

스마트폰에 인공지능 칩 탑재 경쟁을 주도하는 기업은 애플이다. 애플은 지난 9월22일 출시한 아이폰8과 아이폰8플러스에 인공지능 칩셋을 탑재했다.

애플이 개발한 최신 프로세서 A11 바이오닉에는 뉴럴 엔진(Neural Engine)이 적용된 인공지능 칩셋이 장착됐다.

뉴럴 엔진은 초고속 프로세싱을 돕는 듀얼 코어 설계로 되어 있어 실시간으로 초당 최대 6000억번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안면 인식 등 비전(Vision)과 음성 인식 자연어 처리(NLP·Natural Language Processing)와 같은 인공지능 프로세스 처리에 특화된 인공지능 전용 칩 덕분에 애플의 야심작인 페이스 ID와 증강현실 앱을 원활하게 작동시킬 수 있다.
애플은 배터리 전력을 최소화하고 증강 현실 등 인공지능 제품에 필요한 정보 처리 능력을 향상시킨 뉴럴 엔진 칩을 장기적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등 모든 제품에 탑재할 계획이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다른 경쟁사들이 애플의 강력한 얼굴인식 기술을 추격하려면 애플과 비슷한 인공지능 칩셋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올해 인공지능칩 탑재 스마트폰은 전체 스마트폰의 3%에 불과하지만 내년 후반 프리미엄 폰 뿐 아니라 중간 가격대의 스마트폰에도 인공지능 칩이 탑재되기 시작할 것으로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내다봤다. , 2018년 16%, 2019년 26%, 2020년 전체 스마트폰의 35%에 해당하는 5억대의 스마트폰이 인공지능 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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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웨이가 10월16일 공개한 메이트 10. 분당 2000개의 이미지를 인식하는 인공지능 칩셋 ‘기린 970’을 탑재하고 있다./사진=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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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화웨이, 인공 지능 칩 탑재 메이트 10 출시··· 아마존, 구글, MS, 인텔도 개발 총력

중국의 화웨이도 지난 10월16일 인공지능 연산장치가 내장된 고성능 모바일 칩세트 '기린 970'이 탑재된 메이트 10을 선보였다.

메이트 10은 분당 2005개의 이미지를 인식하고 촬영하는 대상에 따라 카메라 설정을 최적화하는 등 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자동인식 기능이 강점이다.

삼성전자도 갤럭시 스마트폰 음성인식 비서 '빅스비'를 아마존 알렉사와 경쟁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로 확장하고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스마트싱스'로 통일하는 등 '만물 지능' 시대를 선도하는 ‘빅스비 2.0’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 강자들도 인공지능 칩 개발에 올 인하고 있다.

컴퓨터용 칩 제조의 전통적인 강자인 인텔도 인공지능 전용 칩 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다. 인텔은 작년 8월 인공지능 스타트업 기업인 ‘너바나 시스템즈(Nervana Systems)’를 3900억원에 인수하고 인공지능 그룹을 새로 출범시켰다.
너바나 시스템즈의 공동 창업자인 아미르 코스로샤히(Amir Khosrowshahi) 인텔 AI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부사장)는 “인간 두뇌처럼 움직이는 칩을 개발하려면 연산과 기억 기능을 완전하게 융합해야 한다”며 “하나의 CPU가 메모리, 그래픽 처리 기능 등 다양한 솔루션을 모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SoC(시스템온칩) 기반의 인공지능 능력이 발달하면 스마트폰은 자연어 프로세싱, 실시간 번역, 자동 사진 설정 뿐 아니라 사용자의 이용 패턴을 이해하고 이용자의 필요에 부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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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인식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몸이 비밀번호인 시대가 왔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개인 정보를 지키기 더 어려운 시대가 왔다는 우려가 나온다./사진=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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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킹 위험, 사생활 보호 등 난제 산적

인공지능 칩셋의 장점은 분명하다. 현재 컴퓨터용으로 개발된 칩으로 인공지능 기능을 수행하려면 속도도 느려지고 배터리 소모도 커진다.

인공지능 칩을 탑재하면 얼굴 인식과 이미지 처리 등 인공지능 관련 앱의 처리 속도가 개선되고 배터리 소모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자칫 인공지능 기능을 이용하려다 이용자의 사용자 보호와 해킹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공지능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 이용자의 생체 정보 등 개인 정보를 클라우드 서버로 시시각각 전송할 경우 사생활과 관련된 중요한 개인 정보들이 해킹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애플은 이런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스마트폰 이용자 정보를 다른 서버에 전송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독자적으로 처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경우 정보 처리 속도가 느려지고 배터리 등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있다는 지적이다.

‘더 버지’의 IT 저널리스트 제임스 빈센트는 “애플이나 화웨이의 인공지능 탑재 스마트폰은 얼굴 인식 등 특화된 일부 기능을 위한 것”이라며 “파워 유저가 아니라면 굳이 인공지능 칩을 탑재한 고가의 스마트폰을 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스마트폰이 무조건 좋기만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방성수 기자(ssb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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