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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KS] ‘측정 불가’ 두산의 힘, 식을 줄 모르는 방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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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한 선수가 홈런 4개를 치는데 어떻게 이길 수 있는가.” 플레이오프 4차전 종료와 함께 현역 마지막 경기를 마친 이호준(NC)의 소감이었다. 광주(한국시리즈)에서 현역생활을 마무리를 짓고 싶었던 이호준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좌타자에게 많이 얻어맞았다. 지난해와 비교해 그 점에 대한 대처가 부족했다.” 김경문 NC 감독도 3번째 도전에도 두산을 이기지 못했다. 더 높은 곳에 오르고 싶은 김경문 감독의 바람은 또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힘’의 차이는 컸다. 그만큼 두산이 강했다. “힘으로 붙어 이기겠다”던 김태형 두산 감독, 이유 있는 자신감이었다. 아니, 계산한 것보다 훨씬 더 힘이 넘쳤다.
매일경제

플레이오프에서 두산 타선의 중심을 잡았던 4번 김재환과 5번 오재일. 둘은 8홈런 21타점을 합작했다. 사진(창원)=옥영화 기자


김태형 감독은 “오재일의 타격감이 이렇게 좋을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정말 놀랍다”라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MVP를 수상한 오재일은 타율 0.600 5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오재일만이 아니다. 두산은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무려 50득점을 올렸다. 경기당 평균 12.5득점. 5득점의 1차전을 빼고는 최소 득점이 14득점이었다.

2차전 이후 무득점 이닝이 11번. 득점 이닝은 59.3%에 이르렀다. 7득점 이상 이닝만 3번이었다. 한 번 폭발하면 정말 무시무시했다.

두산은 4경기 동안 54안타 12홈런 23볼넷 8사구를 생산했다. 역대 플레이오프를 통틀어 최강 화력이었다. 팀 타율이 0.355에 이르렀다. 정규시즌(0.294)보다 0.061이나 높다.

전반적으로 타격감이 좋다. 플레이오프 MVP 오재일은 물론 양의지(0.500), 김재환(0.471), 박건우(0.462), 박세혁(0.444), 조수행(0.400), 허경민(0.357), 최주환(0.333) 등 8명은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했다. 0.250의 민병헌은 만루 홈런 등으로 7타점을 쓰어 담았으며, 0.231의 류지혁은 사구만 3개나 얻었다.

피해갈 타순이 없다. 특히, 3~6번에 강한 타자를 두고 밀어붙이는 게 두산의 스타일이다. 김태형 감독이 원하는대로 풀렸다. 박건우, 김재환, 오재일, 박세혁(양의지)는 매서운 타격을 선보였다. 공이 생각한대로 날아오니 더 뜨겁고 신나게 배트를 휘둘렀다.

단기전에서는 기복이 있는 타격이 믿을 게 못 된다. 정설이었다. 하지만 2017년 두산은 다르다. 식을 줄 모른다. 역대 2번째 한국시리즈 3연패를 위한 가장 믿음직한 무기다. 판타스틱4가 이상 징조를 보였던 터라, 활화산 타선은 더욱 중요해졌다.

김태형 감독은 플레이오프에 이어 한국시리즈도 힘의 대결로 전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KIA는 힘이 있는 팀이다. 타자들도 파워가 있다”라며 “KIA보다는 우리 두산 야구를 펼치는데 집중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허경민도 “플레이오프에서 상당히 많은 점수를 뽑았지만 운이 따른 부분도 있다. 포스트시즌은 기 싸움이 중요하다. 이 좋은 기세를 한국시리즈까지 이어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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