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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한 때 '없어서 못 팔던'허니버터칩, '떨이' 판매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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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23일 경기 수원의 한 슈퍼에서는 허니버터칩 4묶음을 2980원에 판매하는 초특가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한 때 ‘없어서 못 팔던’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의 인기가 급속히 사그라지고 있다.

출시 초기였던 2014년 하반기 중고 사이트 등에서 가격이 5∼6배까지 뛰었던 허니버터칩이 지금은 ‘떨이 판매’로 전락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가 낱개(38g)로 950원인 허니버터칩을 4개 묶음으로 시중에 납품하고 있다.

정상판매가 3800원(950원X4)짜리는 그러나 시중에서 2980원에 판매된다.

이는 해태제과가 시중에 2980원 이하로 납품한다는 것으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밀어내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슈퍼마켓 관계자는 “해태제과로부터 매우 저렴하게 허니버터칩을 납품 받고 있다”며 “허니버티칩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해태제과측이 묶음으로 시중에 유통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허니버터칩은 2014년 8월 출시된지 두 달만에 850만 봉지가 팔려 매출 1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기존에 짜기만 했던 감자칩이 아니라 여성들이 좋아하는 달콤한 맛을 입혀 ‘단짠(달고 짠)’ 트렌트를 새로 열면서 소비자들은 새로운 맛에 열광했다.

일부 판매처에서는 1인 1봉지 판매로 제한하기도 하고, 허니버터칩 한봉지에 다른 스낵을 묶어 파는 상술까지 등장했다.

넘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이같은 궁여지책에도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는 연일 품절 사태가 빚어졌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허니버터칩은 한때 스낵시장 부동의 1위인 농심의 ‘새우깡’을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하지만 ‘영원한 강자’는 없는 법.

순식간에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면서 ‘떨이’로 판매되는 제품이 됐다.

허이버티칩에 대한 실망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주가는 지난해 5월 11일 상장 후 7일만에 공모가(1만5100원)의 4.5배에 이르는 6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달려 1만6300원까지 추락했다.

주가가 80% 가량 빠져 무려 1조5000억 원의 시가총액이 날아간 것이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에서도 멀어져 현재 해태제과 주식의 외국인 지분율은 0.60% 불과하다.

이에 대해 해태제과 측은 “출시된지 3년이 지났는데도 그 인기는 여전하다. 2000년 이후 출시된 제품 중 스낵부문 10위권에 들어가는 것은 허니버터칩이 유일하다”며 “주가도 상장초기 컨벤션 효과로 올랐던 수준과 최근 주가를 비교하면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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