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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1초' 만에 결제 끝…아재도 사로잡은 '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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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편의 서비스·편리함에 '쑥쑥'…주류 결제 수단 자리매김 전망도]

#매일 아침 홀로 즐기는 커피 한 잔의 여유가 낙인 40대 남성 A씨. 그는 최근 자주가는 커피숍을 A 카페로 바꿨다.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코를 이용하면 커피를 반값에 즐길 수 있기 때문. A씨는 “직장 후배가 알려줘서 처음 이용해봤다”며 “매일 소비하는 커피를 저렴하게 소비할 수 있는 동시에 결제도 간편해 요즘에는 페이코만 사용한다”고 말했다.

#30대 초반 직장인 B씨는 요즘 모바일 쇼핑시 삼성페이를 이용한다. 공인인증서나 비밀번호를 찍을 필요 없이 손가락만 홈버튼에 가져다 대면 지문 인식을 통해 1초 만에 결제가 끝나기 때문. B씨는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결제 편의 프로그램을 썼었는데 삼성페이가 더 간편해서 요즘은 삼성페이만 쓴다”며 “일상생활에서도 휴대폰만 있으면 결제가 가능해 주변인에게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편결제 서비스가 지갑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과거 사용이 특정 연령층과 서비스 분야에 한정됐다면, 사용처가 각종 실생활 편의 서비스로 대폭 확대되며 이용자가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것. 선두주자인 네이버페이와 삼성페이가 각각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방위적인 영토 확장에 나선 가운데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후발 주자들은 각종 생활 편의 서비스 발굴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간편결제가 신용카드와 현금에 버금가는 주류 결제수단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아재들도 사용하는 간편결제…결제 패러다임이 바뀐다=간편결제는 개인인증을 비롯한 복잡한 과정을 간소화, 본인 명의 은행계좌 또는 카드 정보를 입력해 놓으면 4~6자리의 짧은 비밀번호나 지문 등 생체인식만으로 빠르게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공인인증서를 깔거나 복잡한 인증 과정을 거쳐야 했던 기존 결제 시스템에 비해 편리하고 빨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간편결제 선두주자인 네이버페이와 삼성페이를 비롯해 3,4위 사업자인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은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던 결제 분야를 혁신하며 빠르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규모가 커지고 있는 온라인 쇼핑에 자사의 간편결제 시스템을 적용, 편의성으로 호평을 받는다. 그동안 중소 쇼핑몰의 경우 물건 구매를 위해 일일이 쇼핑몰 별로 회원 가입을 진행하고 결제모듈을 깔아야 했다. 그러나 네이버페이를 이용하면 회원 가입 없이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이 같은 편의성에 이용자가 몰리며 네이버페이는 물론 네이버쇼핑 이용자 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네이버 쇼핑 사용률이 G마켓과의 격차를 줄이며 2위 자리는 넘보고 있다.

삼성페이는 현대인들이 손에서 놓지 않는 휴대폰이라는 플랫폼을 이용, 오프라인 결제 편의를 높이며 호평을 받고 있다. 삼성페이가 탑재된 스마트폰에 미리 자신의 카드 혹은 결제계좌를 등록한 뒤 언제 어디서나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휴대폰 만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한 것. 카드 등록도 사진을 찍듯 휴대폰 카메라로 카드를 비춘 뒤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돼 편리하다.

후발 사업자들은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빠르게 추격 중이다. 대표적인 게 카카오다. 카카오는 카카오드라이버 등 자사의 모든 서비스에 카카오페이를 도입한 데 이어 최근에는 카카오페이 청구서 서비스를 출시했다. 자동차세, 주민세 등 지방세와 도시가스, 전기요금 등의 공과금을 카카오페이로 납부하고 관리할 수 있다. 일일이 기록해야 했던 청구서 관리를 한 군데서 할 수 있는 데다 납부도 카카오페이를 통해 편하게 할 수 있어 바쁜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다.

페이코는 교육 특화 서비스를 선보이며 ‘직딩맘’(직장을 다니는 아이가 있는 여성) 사이 인기를 끌고 있다. 모기업인 NHN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학원관리 프로그램 ‘유니원’을 개발, 학부모와 학원을 이어주는 동시에 번거로웠던 학원비를 페이코를 통해 간편하게 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과거 학원비는 계좌를 통해 입금하거나 아이에게 신용카드를 들려 보내야 해 학부모들에게는 매달 반복되는 골칫거리 중 하나였다. 학부모들은 유니원에서 학원비를 직접 확인하고 페이코를 통해 5글자의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지문인식을 통해 몇 초 만에 납부할 수 있다. 페이코는 이 같은 서비스의 반응이 좋자 최근 초중고 공교육 시장 알림장 서비스 1위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인 아이엠컴퍼니를 인수, 공교육 시장에 간편결제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편리함 무장’ 이용자 결재액 급증…결제 시장 주류로=간편결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3월 발간한 ‘2016년도 지급결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하루 평균 간편결제 거래액은 401억원. 단순 환산하면 연간 17조원에 이른다.주목할 점은 가파른 성장세다. 지난해 4분기 간편결제 규모는 1분기의 3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성장세라면 올해 간편결제 시장 규모가 3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일 평균 비현금 거래금액이 361조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까지 간편결제의 비중은 1%에 못 미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각종 편의 서비스로 이용 연령도 다양해지고 있다. LG전자가 자사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LG페이 사용자를 분석한 결과 30대가 3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20대와 40대도 각각 24%, 25%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50대도 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기존 시장 참여자들이 신규 고객 확고 경쟁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데다 성장 가능성을 본 후발주자들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앞으로 간편결제가 모바일 시대의 핵심 결제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LG전자가 지난 6월 간편결제 서비스 LG페이를 출시한 데 이어 구글 역시 안드로이드페이 한국 출시를 엿보고 있다.

선두 주자들은 후발주자들에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기업 혹은 다른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들과 손잡으며 영토 확장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GS홈쇼핑은 GS홈쇼핑 모바일과 웹에 네이버 페이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동안 중소 쇼핑몰을 중심으로 생태계 확장을 펼쳐온 네이버가 대형 쇼핑몰과의 제휴를 본격화한 것. 케이뱅크와도 손잡고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물 카드도 출시했다. 일반 카드와 똑같지만 카드 결제 금액에 따라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캐쉬백할 수 있다.

삼성페이는 온라인 결제 기능을 도입하고 갤럭시 시리즈 외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사용할 수 있는 ‘삼성페이 미니’를 선보였다. 지난 7월에는 미국 내 온라인 결제 플랫폼 1위인 페이팔과 제휴를 맺고 삼성페이에 페이팔 계정을 연동했다. 현재 페이팔의 이용자는 전 세계 2억명. 삼성은 이번 제휴로 이용자 및 거래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간편 결제 시장이 아직 개화기인 만큼 당분간 신규 가입자 유치와 사용처 확대를 위한 경쟁이 지속되며 각종 생활 편의 서비스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 업체들도 꾸준히 페이 시장을 노크하고 있어 업체들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인 기자 hi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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