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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사설] 삼성물산 합병을 놓고 나오는 헷갈리는 법원 판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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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2015년 합병한 절차나 합병 비율에는 문제가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은 19일 옛 삼성물산 주주였던 일성신약이 제기한 소송에서 "합병 비율이 옛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경영권 승계를 삼성물산 합병의 유일한 목적이라고 볼 수 없고 삼성그룹과 계열사 이익에도 기여하는 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삼성물산 합병에 관해 그동안 법원이 내린 판결들을 상당히 뒤집는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특별검사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부당하게 진행됐다'는 전제 아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직권남용과 뇌물 등 혐의로 기소했고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도 합병에 부당하게 개입해 국민연금에 손해를 입힌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그런데 삼성물산 합병이 부당하게 진행됐다거나 투자자에게 손실을 끼쳤다는 전제가 무너진 셈이다. 서울고법은 지난해 5월 일성신약 주장을 받아들여 옛 삼성물산 주식 매수가액을 높여야 한다고 판결했는데 그 민사재판 결과와도 상치되는 판결이다. 소송별 쟁점이 다르다 해도 이처럼 판결 내용이 상충되는 것으로 비치면 국민들은 법원 판결이 오락가락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상급심 재판에서는 판결들이 상충하지 않도록 증거에 충실한 판결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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