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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POP초점②]사상 초유의 사태, ‘드라마 릴레이 결방’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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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MBC 제공


[헤럴드POP=장우영 기자] 한국 방송 역사상 최초의 사태가 벌어진다. ‘드라마 릴레이 결방’이라는 초강경 파업 투쟁이 시작되는 것.

지난 19일 MBC 드라마본부 조합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2017년 10월22일 오후 9시를 기해 그 누구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가기로 결의했다. 한국 방송 역사상 최초로 ‘드라마 릴레이 결방’이라는 초강경 파업 투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MBC 드라마본부 조합원들은 “우리는 이미 ‘20세기 소년소녀’의 첫 방송일을 두 번이나 연기함으로써 방송 파행을 각오하고 경영진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했다. 타 방송사 드라마가 MBC 드라마의 빈자리를 뛰어넘어 독주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뼈를 깎는 아픔이었다. 하지만 큰 희생을 감수하는 선택을 한 이유는 MBC 재건이 곧 좋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한 출발점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는 지난달 4일 역대 최고 찬성률을 보이며 총파업을 선언했다. 사제작국 기자·PD, 콘텐츠제작국 PD, 보도국 취재 기자, 비 보도국 소속 기자, 아나운서, 편성 PD, 라디오 PD, 드라마 PD, 예능 PD로 제작거부 물결이 이어졌고, 이들은 경영진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이유로 총파업에 들어갔다.

총파업의 영향은 드라마에도 미쳤다. 촬영이 무산되거나 첫 방송일이 연기되는 등 파행을 겪은 것. ‘병원선’의 경우는 내부에서 후반작업을 하기 어려워 외부에서 진행했다가 방송시간을 제때 맞추지 못하기도 했고, 일일드라마 ‘돌아온 복단지’는 촬영이 연기돼 약 1주일 동안 결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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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특히 ‘왕은 사랑한다’ 후속으로 방송 예정이었던 ‘20세기 소년소녀’는 첫 방송일을 두 번이나 연기하는 웃지 못할 촌극을 만들어냈다. 당초 첫 방송일을 지난달 25일로 잡고 예고 영상 등을 내보냈지만 총파업의 영향으로 첫 방송일을 연기해야 했다. 결국 ‘20세기 소년소녀’는 2주 후인 지난 9일 첫방송을 시작했다.

이처럼 파행을 겪은 드라마는 이제 릴레이 결방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다. MBC 드라마본부 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주말드라마 ‘도둑놈 도둑님’을 시작으로 ‘밥상 차리는 남자’, 일일드라마 ‘돌아온 복단지’, ‘별별며느리’가 결방된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편성표도 바뀌었다. 오는 21일에는 ‘밥상 차리는 남자’가 2회 연속 방송되고, ‘도둑놈 도둑님’은 결방에 들어간다. 22일에는 두 주말극 모두 결방되며, 오는 23일에는 ‘돌아온 복단지’와 ‘별별며느리’가 결방된다.

이는 사상 초유의 사태다. MBC 드라마본부 조합원들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두터운 낯가죽을 지닌 사상 초유의 경영진에 맞서, 드라마본부 조합원들도 사상 초유의 투쟁 방식으로 다시 한 번 그들의 퇴진을 요구하고자 한다”고 강경한 의지를 보였다.

주말극과 일일극의 릴레이 결방을 선언하면서 강경한 의지를 보인 가운데 아직 월화극과 수목극은 릴레이 결방에 해당사항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초강수를 둔 만큼 평일극도 추후에 릴레이 결방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사상 초유의 사태는 당장 오는 21일부터 시작된다. ‘드라마 릴레이 결방’이라는 초강수가 향후 총파업에 어떻게 작용하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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