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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히스토리] 피아트 500 - 피아트, 시간을 거슬러 500을 되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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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토in 김하은 기자] 유럽은 물론 전 세계를 화마로 끌어당겼던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세계의 몇몇 나라는 경제적으로나 산업적으로나 부유해진 나라가 있는 반면, 반대로 그렇지 못한 나라들이 존재했다. 특히 전쟁에서 패한 나라들이 부유하지 못한 부류에 속하게 됐고, 이탈리아 역시 결과적으로는 패전국에 속했기 때문에 경제제재를 받으면서 허덕이기 시작했다.

이탈리아는 경제적으로 상당히 심각한 경제적인 타격을 받게 되었다. 끝날 것 같지 않은 경제적 침체는 국가적 경제난으로 표현됐고, 그 속에서 이탈리아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새로운 테마의 차량을 개발해야 했다. 그 당시 이탈리아에 필요한 차량은 ‘람보르기니’가 아닌, ‘저렴한 구매 가격과 유지비, 실용적인 차체 사이즈’를 가진 차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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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트 500의 전신 ’Topolino 500‘

이러한 환경 속에서 인기를 얻은 것이 바로 피아트 500, ‘흔히 친퀘첸토’라고 부르는 차량이다. 그러나 사실 1957년 500의 등장에는 1936년부터 1955년까지 생산되었던 피아트 ’Topolino 500‘이라는 모델이 밑거름됐다. ‘작은 쥐’라는 뜻의 이 차량은 1936년 데뷔와 함께 가장 작은 자동차 중 하나로 기록됐다. ’Topolino 500‘은 콤팩트한 차체에 569cc 엔진을 장착했다. ’Topolino 500‘은 1957년 피아트 500이 데뷔하기 전까지 국민 자동차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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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패러다임을 바꿀 새로운 존재 피아트 500.

다시 오리지널 500 이야기로 돌아와서, 피아트 500의 가장 큰 핵심은 차량의 소형화였다. 데뷔 초기 500은 차량의 크기가 3m가 채 되지 않는 2,970mm였으며 휠베이스 또한 1,840mm에 불과했다. 이 작은 차체에는 2기통 공랭식 479cc의 14마력 급 엔진을 장했다.

차체 후방에 엔진을 장착한 피아트 500은 참혹한 전후 상황의 이탈리아 국민들에게 최고의 차량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작고 499kg의 가벼운 차체는 저렴한 가격과 저렴한 유지비를 이끌어 냈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피아트는 500에 594cc의 엔진을 적용해 보다 향상된 엔진 성능을 자랑했고 후기 모델은 기존의 14마력 보다 5마력 상승한 19마력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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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트 500, 소형차의 아이콘이 되다.

피아트 500은 작은 차체에 2기통 엔진을 탑재하고는 1975년 단종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았는데, 피아트 500은 초기 모델인 500 누 오바를 시작으로 500 D, 500 K, 500 F, 500 L, 500 R 등으로 계속 이어지며 개선 모델이 이어졌다. 주로 개선된 부분은 엔진의 변화와 실내 구성의 변경이 주류를 이뤘다. 또한 1965년부터 1973년에 출시되었던 500 F의 경우에는 범퍼의 크롬 장식과 실내의 디테일을 통해 멋을 더하기도 했다.

한편 197년에 등장한 피아트 500은 1975년 단종까지 360만 대가 판매되었다. 이 때문에 피아트 그룹은 경영적으로 많은 개선을 이뤄냈고, 이탈리아 내수 경제를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피아트는 500을 통해 전후 불안한 경제 상황과 경영적인 부분에서 대대적인 개선과 확장을 이뤄내며 명실공히 이탈리아 국민들의 브랜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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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애니메이션 루팡 3세에 등장한 피아트 500

피아트 500은 출시와 함께 대중적인 인기를 받았고 다양한 문화 콘텐츠 속에서 등장하며 시대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특히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등에서 자주 등장하게 되었는데, 일본 애니메이션 ’루팡 3세‘에도 등장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루팡 3세‘ 1기 TV 시리즈 후반부부터 주인공’루팡 3세‘의 애마로 애용된 피아트 500은 도심에서의 아기자기한 추격신을 멋지게 보여줬다.

특히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편에서는 절벽을 달리고 점프를 하는 등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루팡 3세 외에도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드래건 볼‘에도 피아트 500은 심심치 않게 등장했고, 최근에는 ’괴짜 가족‘에서도 루팡 3세를 동경하듯 피아트 500이 회복하는데 큰 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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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은 곳을 향한 피아트 그리고 500

4단 수동 변속기를 조합으로 총 20마력의 퍼포먼스를 보여가 갖췄다 다. 또한 차량 중량을 덜어내 뛰어난 주행 성능을 갖췄다. 특히 초기 아바스(abarth) 500은 최고 시속 101km를 기록했다. 지금 생각하면 별것 아닌 속도일 수도 있겠지만, 당시 우리나라를 생각하면 대단한 수준이었다. 이때 등장한 아바스는 피아트에게 고성능 버전을 통해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큰 힘이 됐다.

1958년과 2004년 그리고 2007년 피아트 500으로 다양한 장거리 주행을 시도했고 1958년에는 3,300km를 주행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후 2004년에는 이탈리아와 러시아, 중국을 거치는 16,000km 주행을 기록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으며, 2007년에는 피아트 500 오너인 Lang Kidby가 자신의 1969년식 피아트 500으로 세계 일주를 목표로 호주에서 주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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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피아트 500의 데뷔

피아트의 새로운 500이 데뷔할 즈음의 세계 자동차 시장은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 때문에 끝을 모르고 대형화되던 차량들은 조금씩 다운사이징을 추구했고, 운전자들은 차량을 통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고 싶은 시기였다. 그 상황에서 인기를 얻은 것은 바로 MINI였다.

피아트는 새로운 피아트 500에게 절대적인 아이덴티티를 부여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차량의 전체적인 크기와 엔진 배기량은 모두 커졌으나 전통적인 표현을 통해 새로운 피아트 500 역시 피아트 특유의 감성을 담겨있다. 이는 과거의 것이 아닌, 과거를 기반으로 하는 현재의 감성임을 알 수 있었다.

동그란 헤드라이트와 콧수염을 연상시키는 디테일적인 요소, 과거의 피아트 500 위에 조금씩 살을 붙여 만든 듯한 느낌을 주는 전체적인 실루엣과 프로포션은 피아트가 과거의 500을 얼마나 아꼈는지 알 수 있다. 3도어의 해치백 스타일을 그대로 담아낸 새로운 피아트 500은 현재의 경쟁 차량들과 경쟁을 하기 위해 더욱 큰 차체를 품었지만, 여전히 과거의 디자인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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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 가려진 피아트의 고민

시장의 평범한 눈으로는 피아트 500은 그저 ’그냥 예쁜 작은 차량‘으로 단정 지을 수 있다. 그러나 피아트 500은 뛰어난 기술과 시대적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피아트의 생각을 담긴 차량이다. 피아트 500은 출시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엔진들이 채용되고 있는데 현재 주력으로 채용되고 있는 엔진은 2기통 0.9L 트윈에어 가솔린 엔진을 시작으로 직렬 4기통 타입의 1.2L / 1.4L의 멀티 에어 가솔린 엔진과 1.4L 멀티 제시 2 디젤 엔진 등이 채용됐다.

멀티 에어 엔진의 경우에는 1.2L 엔진이 69마력과 10.4kg.m의 토크를 발휘하고 1.4L의 경우에는 102마력과 12.8kg.m의 최대 토크를 자랑하며 0.9L의 트윈에어 엔진은 작은 크기지만 105마력의 출력을 자랑하며 우수한 친환경성까지 갖춰 지난 2011년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에 이름을 올려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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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피아트 재기의 선봉장이 된 피아트500

피아트에게 500은 마치 수호신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패전국이 되어버린 조국과 기업을 살리는 선봉장으로 등장했던 피아트 500은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았다. 이탈리아는 그렇게 자신들의 삶을 다시 돌려준 피아트 500을 사랑할 수 밖에 없었고 이후 역사 속으로 사라진 500은 21세기, 다시 그렇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다양한 스페셜 에디션을 준비하며 피아트 500의 도약을 준비했다.

피아트는 그렇게 다시 500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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