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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심층 리뷰 | “평범한 디자인, 비범한 소프트웨어, 그리고 순수 안드로이드” 구글 픽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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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픽셀(Pixel) 폰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아이폰과 유사한 ‘제품 개념’이다. 한 회사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완전히 통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새 휴대폰과 함께 새로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출시되고, 몇 세대 동안 운영체제가 새로 나오면 즉시 설치할 수 있다. 다른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은 통상 몇 주, 또는 몇 달이 지나야 안드로이드 업데이트를 배포하지만, 픽셀은 가장 먼저 새로운 기능과 보안 수정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기업 사용자에게 아주 매력적인 요소다.

구글이 얼마 전 출시한 픽셀 2와 픽셀 2 XL에 탑재한 새 안드로이드 8.0(오레오) 운영체제는 통신사나 제조업체가 집어 넣은 블로트웨어나 UI 변경이 없는 ‘레퍼런스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다. 하드웨어는 기존 픽셀 모델처럼 HTC가 만들었다. 구글은 수 많은 HTC 엔지니어를 인수하기 위해 11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를 통해 픽셀과 같은 스마트폰을 계속 출시할 수 있다면 분명 현명한 투자가 될 것이다.

다른 최고 사양 스마트폰과 동일하게 픽셀 2는 일반 버전과 XL 버전 2가지다. 일반 버전인 픽셀 2는 가로 세로 두께가 각각 14.5 x 6.9 x 0.7cm이며, 삼성 갤럭시 S8보다는 조금 짧고, 아이폰 8보다는 더 길고 넓다. 픽셀 2 XL의 가로, 세로, 두께는 15.7 x 7.6 x 0.7cm로, 갤럭시 S8 플러스보다 폭이 조금 좁고, 아이폰 8 플러스와는 거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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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셀 2 XL은 2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다. 다크 그레이가 아닌 그랜드 피아노 같은 중후한 ‘블랙’ 색상과 ‘블랙&화이트’ 색상이 있다. 크기가 작은 픽셀 2의 색상은 블랙, 화이트, 블루(옅은 청회색) 등 3가지다. 미국에서는 버라이즌이 독점 공급하는데, 구글에서 직접 스마트폰을 구입해 스프린트 같은 GSM 통신사에 가입할 수도 있다. 구글 프로젝트 파이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리뷰 대상 제품은 버라이즌에서 공급한 블랙 색상의 픽셀 2 XL이다.

외부와 내부
대부분의 고가 스마트폰이 모든 부분에 유리나 얇고 미끄러운 금속 소재를 사용한다. 그러나 픽셀 2는 다르다. 옆면과 뒷면 하단 &frac34; 정도가 잡기 편한 ‘매트(matte) 알루미늄 소재다. 편안하게 쥘 수 있으며, 주의하지 않아도 미끄러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매트 알루미늄 소재이기 때문에 지문이 묻어나지 않는다. 까다로운 사람들을 만족시킬 소재다. 개인적으로 큰 스마트폰을 좋아하지 않지만, 편하면서 안전하게 쥘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트는 최소화했다. 왼족 옆에 SIM을 넣는 곳이 있으며, 오른쪽에는 전원과 볼륨 조절 버튼, 아래에는 USB-C 포트가 있다. 대부분의 HTC 스마트폰처럼 지문 인식 센서는 뒷면 최상단 가까이에 배치되어 있다. 상단과 하단 베젤에 스테레오 스피커가 있는데, 하단 스피커는 마이크 겸용으로 추측된다. 헤드폰 잭은 없으나 USB-C를 3.5mm로 바꿔주는 어댑터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어댑터 대신 블루투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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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셀 2는 페어링 속도가 훨씬 빠른 블루투스 5.0을 지원한다. 구글은 주변 장치 제조업체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페어링을 지원하는 서킷을 개발해 장착하도록 유도하는 데 목적을 둔 ‘메이드 포 구글(made for Google)’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구글이 필자에게 보낸 리브라톤 큐어댑트 블루투스(Libratone Qadapt Bluetooth) 헤드폰은 쉽게 페어링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그러나 페어링 방식이 다른 블루투스 헤드폰과 다른 것은 아니다.

두 모델 모두 OLED 화면과 고릴라 글래스 5가 채택됐다. XL과 일반 모델의 디스플레이 크기와 해상도는 각각 6인치, 1440 x 2880과 5인치, 1080 x 1920이다. 옆 베젤의 폭은 두 모델 모두 0.125cm, 상하 베젤의 폭은 XL과 일반 모델이 각각 0.93cm, 1.5cm다. XL의 픽셀 집적도는 441ppi로 갤럭시 S8보다 낮고, 아이폰 8보다 높다. XL의 픽셀 밀도는 S8 플러스보다 조금 높고, 아이폰 8 플러스보다 많이 높은 538ppi다. 두 모델 모두 1m 깊이 수중에서 30분을 사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IP67 인증을 받은 스마트폰이다.

후면 카메라와 전면 카메라의 화소는 각각 1,220만 화소와 800만 화소로, 조명이 부족한 곳에서의 촬영 결과물이 특히 우수하다. 조리개는 후면 카메라가 f/1.8, 전면 카메라는 f/2.4다. 구글은 역대 최고의 스마트폰 카메라를 장착했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시간과 도구가 없어 판단을 내릴 테스트를 하지 못했다. 후면 카메라는 4K(30fps), 전면 카메라는 HD 동영상 촬영을 지원한다.

포트레이트(Portrait), 포토 스피어(Photo Sphere), 파노라마(Panorama), 슬로우 모션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정밀한 수동 설정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수동 모드가 없다는 것이 아쉽다. 이미지 처리 능력을 강화하는 새 SoC칩인 픽셀 비주얼 코어(Pixel Visual Core)는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구글은 몇 개월 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활성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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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셀 2의 내부에는 퀄컴의 고성능 8코어 스냅드래곤 835 프로세서, 4GB RAM이 들어있다. 스토리지는 64GB, 128GB 중 선택할 수 있다. GPU는 하이엔드 GPU의 표준이라 할 수 있는 아드레노(Adreno) 540이다. 스토리지 확장은 지원하지 않는다. 구글에 따르면, 스토리지가 부족할 경우, 안드로이드 8.0이 보관한 데이터를 자동으로 클라우드로 보낸다.

성능
내장 부품에서 짐작하겠지만 픽셀 2 XL의 성능은 아주 우수하다. 아직 오레오에서 안투투(Antutu) 테스트를 할 수 없는 상태여서 패스마크(PassMark)로 경쟁 제품과 성능을 확인했다. 픽셀 2 XL의 패스마크 점수는 13935로 경쟁 제품인 HTC U11, 원플러스 5, 갤럭시 8 플러스, 노트 8보다 조금 높다.

이런 객관적인 벤치마크 결과는 픽셀 2가 높은 스마트폰 성능을 갖고 있다는 주관적인 인상을 뒷받침한다. 시작과 페이지 스크롤, 화면 응답, 업데이트가 빠르다. 전반적으로 부드럽게 작동하는 스마트폰이다.

XL에는 3250mAh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는데, 사용 시간은 최대한의 화면 밝기로 비디오를 연속 재생했을 때 12시간 이상이었다. 단, 배터리를 많이 사용하는 무선 관련 테스트는 하지 않았다. 어쨋든 업무 시간을 기준으로 하루 정도는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픽셀 2는 고속 충전을 지원한다. 또한, 전원 어댑터와 USB-C 케이블이 제공된다. 배터리 잔량 0%에서 100%까지 충전 시간은 3시간이다. 그러나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다. 40%까지 충전하는 데 15분이 걸렸고, 이후 15분간 40%가 유지됐다. 그러다 20분 만에 80%까지 충전됐다. 이후 1시간 동안 변화가 없었으며, 나머지 1시간 동안 남은 20%가 충전됐다.

설계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빨리 충전되도록 만든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지나치게 많은 전력을 배터리에 집어 넣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열 관련 문제를 피하기 위해 이런 방식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AI와 음성, 오레오
구글은 올해 초 픽셀을 발표하면서,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인공지능을 크게 강조했다. 일리가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픽셀 스마트폰은 이미 출시됐거나 출시될 예정인 몇몇 구글 홈 장치와 마찬가지로, 이런 생태계의 음성 엔드포인트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이유로 구글은 구글 AI라는 ‘야망’의 음성 인터페이스인 구글 어시스턴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레오는 새로운 운영체제이기 때문에, 현재 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드물다. 따라서 구글 어시스턴트와 관련된 성과가 오레오 덕분인지, 스마트폰 덕분인지, 두 가지 모두 때문인지 단정지어 말하기 어렵다. 어느 쪽이든 픽셀 2의 구글 어시스턴트는 빛을 발한다. 스마트폰 옆면을 눌러 간단히 어시스턴트를 실행시킬 수 있다. 음성 인식은 빠르고 정확하다. 대답 또한 빠르고 관련성이 높다.

개인적으로 현재 최고의 음성 제어 정보 리소스는 구글 어시스턴트라고 생각한다. 물론, 스마트 홈 제어 시장에서는 아마존 알렉스에 뒤처져 있다. 또한, 다음 달에는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

픽셀 스마트폰의 유용한 AI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는 묻지 않아도 주변에서 들리는 음악의 아티스트와 곡명을 잠금 화면에 표시해주는 ‘나우 플레잉(now playing)’이다. 이 기능을 켜면 구글은 와이파이를 이용해서 백그라운드에서 스마트폰이 수 많은 곡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해주는 데이터베이스를 다운로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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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홍보 담당자에 따르면, 이 데이터베이스는 매주 업데이트된다. 에상 못한 유용한 기능이다. 하지만 데이터베이스가 최신 인기곡에 편향되어 있다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찰리 파커의 레스터 리프 인(Lester Leaps In), 록 트록스의 와일드 씽(Wild Thing) 같은 노래는 인식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구글 어시스턴트에 직접 물으면 문제 없이 알려준다.

픽셀 2의 또 다른 유용한 AI 기능은 카메라 피사체를 식별해 정보를 알려주는 구글 렌즈(Google Lens)다. 아직 초기이지만 잘 동작한다. 카메라로 동네 슈퍼마켓의 아몬드 봉지를 가리키자, 상점 주소와 내용물이 표시됐다. 로저 엔젤의 시즌 티켓(Season Ticket)’이라는 책의 경우, 구글 북스의 리뷰가 표시됐다. 커클랜드 브랜드의 AA 배터리를 피사체로 잡자, 코스트코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아주 영리하다. 커클랜드는 코스트코의 하위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이후 다시 한 번 시도하니 워싱튼 커클랜드에 대한 정보가 나왔고, 공구점에서 구입한 금속 나사는 식별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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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픽셀 2 제품들을 구입해야 할까? 리뷰한 버라이즌용 픽셀 2 XL 64GB의 가격은 849달러다. 픽셀 2의 가격은 649달러이며 128GB 제품은 두 모델 모두 100달러가 더 비싸다. 구글이나 다른 소매업체에서 판매하는 언락 스마트폰 가격은 동일하다.

삼성의 제품은 디자인이 훨씬 예쁜 스마트폰이다. 전후면 모두 검은색 유리가 덮여있고, 곡선의 인피니티 엣지 디자인을 자랑한다.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카메라, 수많은 인터페이스 옵션도 장점이다. 그러나 업무용 스마트폰으로는 픽셀 2를 고르겠다. 쥐기 편하고, 구글 어시스턴트는 정말 인상적이다. 프로젝트 파이도 지원한다.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헤드폰 잭을 제외하면 뒤처지는 부분이 거의 없다. 또, 픽셀이기 때문에 항상 최신 업데이트와 보안 수정을 받을 수 있다. 업무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중시해야 할 부분이다.

픽셀 2는 넋이 빠지게 만드는 스마트폰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도 아니다. 사용하면 좋아할 그런 스마트폰이다. editor@itworld.co.kr

Dan Rosenbaum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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