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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 “강원랜드 금품청탁자, 최흥집 사장이 직접 채용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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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강원랜드 내부증언·청탁자 명단에서 확인

2012년 공채 위해 2천만원 쓴 응시자쪽

최 사장 직접 지시한 ‘청탁대상자’에 포함

금품받은 브로커 “최 사장이 선거지원 요구”

최 사장 등 ‘대가성 청탁’ 가능성…수사해야

참여연대, 강원랜드 채용비리 집단소송 추진

소송 참여자 “아픔을 되돌려받고 싶다”



한겨레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이 19일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폭로한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 증거자료 입수 경위에 대한 김기선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 의원을 포함한 자유한국당 현직 의원 5명 등이 채용청탁자 명단에 등장한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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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3년 강원랜드 신입공채 당시 최흥집 사장이 채용하라고 직접 지시한 명단에 수천만원대 금품 청탁을 한 응시자가 포함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최 전 사장을 상대로 금품 제공 내지 선거 지원 등 ‘대가성 청탁’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규모 부정청탁·채용’ 사실을 확인한 강원랜드는 지난해 검찰에 “최흥집 사장 등에 대한 상당한 향응·증재 등이 있었다는 첩보”까지 담아 수사의뢰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 4월 그를 업무방해 혐의로만 불구속 기소한 상태다. ▶관련기사 6면

<한겨레>가 강원랜드 핵심 관계자 취재를 종합한 결과, 강원랜드 입사를 위한 수천만원대 ‘금품 청탁자’ ㅎ씨가 당시 최 사장이 채용하라고 내부 청탁·지시했다고 분류된 인물 가운데 1명인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최 전 사장의 청탁 대상자는 267명으로 이 가운데 11명(미응시자 포함)을 뺀 256명(96%)이 최종 합격했다. ㅎ씨도 합격했다.

ㅎ씨 쪽 채용청탁은 합격 전 두 명의 ‘브로커’를 거쳐 강원랜드에 전달됐다. ㅎ씨 아버지가 자신이 아는 사업가에게 아들의 채용을 부탁하며 2000만원을 계좌로 송금하고, 이 사업가는 다시 옛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정치인들의 선거를 도왔던 지역원로 김아무개(76·정선군 고한읍)씨의 3700만원짜리 차량 구입 때 인도금, 할부금, 보험금 등을 대납한다.

강원랜드 인사팀이 작성한 ‘청탁자 명단’을 보면, 지역원로 김씨는 9명을 청탁해 8명을 합격시킨 것으로 분류돼 있다. 강원랜드 관계자들은 <한겨레>에 “김씨의 청탁 대상자 중 5명이, 최 사장이 인사팀에 채용하라고 전달한 명단과도 일치했다. 김씨는 직접 인사팀장한테도 9명을 채용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한다. 김씨가 특정 응시자의 합격을 보장받기 위해 사실상 사장과 실무 책임자에게 이중으로 청탁했다는 얘기다. 당시 브로커로 김씨의 차량 구매를 도와준 사업가의 아들도 최 전 사장과 김씨의 ‘청탁 대상자’에 모두 포함돼 있다.

김씨는 <한겨레>에 “청탁한 적이 전혀 없다”거나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대신 그는 “최흥집 사장이 (2014년) 도지사선거 전 나보고 도와달라고 해서 돕겠다 하고, 선거 무렵 갔는데 (막상) 틀어져서 안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원랜드 인사비리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전수조사를 실시해서 인사문제에 대해 적절한 조치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어 “공공기관의 인사비리는 요즘처럼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공공기관 구조개혁을 통해 문제점을 고치겠다고 덧붙였다.

임인택 최현준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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