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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日 총선 르포] 아베 첫 도쿄 유세장 가보니···연설 내내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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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아베 신조 총리 선거 유세장의 지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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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의원 선거 토론회 참석한 아베


【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중의원 선거를 나흘 앞둔 지난 18일 오후 6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케부쿠로 역 앞에 설치된 도쿄10구 유세장에 올라서자 박수가 쏟아졌다. ‘힘내라 아베’를 외치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렸다. 아베 총리의 유세 예정 시간 훨씬 전부터 모여들기 시작한 지지자들이 천 여명 정도 돼 보였다.

아베 총리의 이번 유세는 지난 10일 선거 공시 후 도쿄에서 처음 이뤄지는 것으로, 도쿄 최대 격전지인 도쿄10구에 입후보한 스즈키 하야토(鈴木?人) 후보를 지원 연설하기 위해서였다.

도쿄10구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의 지역구였다. 고이케 도지사가 자민당 내 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떨어지자 반발해 지난해 6월 자민당을 탈당하면서 10월에 보궐선거가 치뤄졌다.

자민당은 보궐선거에 비례대표의원이었던 와카사 마사루(若?勝)를 공천했다. 와카사 의원은 민진당 후보에 크게 앞서며 당선됐으나, 지난 5월 탈당한 뒤 고이케 도지사와 희망의 당을 창당했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와카사 의원이 출마한 도쿄 10구에 비례대표 출신의 초선 의원 스즈키 의원을 공천했다. 자민당이 초선 의원으로 전략 공천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렇게 도쿄10구는 도쿄에서 자민당과 희망의 당의 최대 결전지가 됐다. 아베 총리가 도쿄의 첫 유세 지역으로 이 곳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아베 신조 총리는 20여 분 동안의 연설에 희망의 당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지난 8일 일본 기자클럽주최 정당대표토론회에서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공명당 연립 정권으로 과반수를 얻고 싶다"며 정권유지의 의욕을 보이면서도 긴장돼 보였던 아베 총리와는 사뭇 다른 자신감이 넘치는 말투로 시종일관 자신의 정책 성과만을 설명해나갔다.

선거전이 후반으로 접어든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민당이 단독으로 300석 이상의 의석을 획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자신감이 더해진 듯 보였다.

특히 서두부터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꺼내며 연설의 대부분을 북한에 할애했다.

오는 22일 실시되는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일본 전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선거 유세장에서 아베 총리는 북핵·미사일 및 납북 피해자 문제의 언급을 점점 더 늘려가며 안보 분야의 성과와 능력을 강조해 왔다. 지난 15일 삿포로 유세현장에서는 유엔 안보리에서 보다 강력한 대북결의제재 채택을 주도했다며 성과를 과시했다.
이날 연설에서도 특히 지난 9월 뉴욕에서 개최된 미일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오는 11월로 예정된 방일 기간 동안 “요코다 메구미 부모를 비롯한 납북피해자 가족들을 만나도록 요청했다”고 강조하며 북핵 위기 속에서도 일본인 납북 피해자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어필했다.

아베 총리가 “요코다 메구미를 꼭 데리고 오겠다”고 호소하자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박수를 치며 ‘아베신조’를 연호하는 함성이 들려왔다. 또 아베 총리는 마지막에는 아베노믹스의 성과를 수치를 들어 설명하며 아베노믹스가 계속 진행될 수 있도록 자민당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아베 총리의 첫 도쿄 유세장은 때때로 ‘아베’를 외치는 함성 소리와 ‘아베 힘내라’ 응원 피켓을 든 천 여명의 지지자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지지자들은 아베 총리가 연설 후 차로 이동한 후에도 쉽게 흩어지지 않았다. 200여 명이 모여 경청하며 박수를 치던 같은 날 사이타마4구에서 이뤄진 고이케 도지사의 유세장과는 그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오는 22일에 치뤄지는 일본 중의원 총선거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압승하고 이번 선거에서 돌풍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희망의 당이 주춤하다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은 장면이었다.

그러나 유세장 곳곳에서 ‘개헌 반대’ 혹은 ‘사학스캔들을 해명하라’는 피켓을 들고 아베 정권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모습도 눈에 보였다. 지난 12일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 특히 진보적인 성향의 입헌민주당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아베 총리에게 비판적인 유권자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의 압승이 점쳐지고 있지만 아직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40%안팎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후 정국에 아베 총리 앞에 놓여있는 과제와 비판의 눈초리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yun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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