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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Y피플] 임수정이 그린 엄마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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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정과 엄마. 다소 상충돼 보이는 단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동안 스타인 임수정에게는 말이다. 그런 임수정이 영화 '당신의 부탁'(연출 이동은, 제작 명필름)을 통해 색다른 얼굴을 보였다. 다 큰 자식을 아들로 받아들이는 '특별한' 엄마 역할로 부산을 찾은 관객들을 만났다.

'당신의 부탁'은 2년 전, 사고로 남편을 잃은 32살 효진(임수정)이 죽은 남편과 전 부인 사이에서 홀로 남겨진 16살 아들 종욱(임찬영)과 함께하는, 다소 낯선 생활을 그린 이야기다. 종욱을 길러준 할머니가 치매에 걸려 돌볼 사람이 없어지자 효진은 그를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작품은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하 부국제)에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 중이다.

배우 임수정이 지난 1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CGV센텀시티에서 진행된 GV(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관객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임수정은 나긋나긋하지만 진심 가득한 목소리로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 과연 '효진과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고민이 많이 됐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렇지만 "효진이 엄청난 사건이나 특별한 각오, 책임으로 종욱을 데려온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그때부터 어떻게 되는지 '한 번 가보자'라는 마음이 컸을 것"이라면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일상을 나누고 감정을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들이 켜켜이 쌓여갔다. 직접 촬영을 하면서 오히려 효진을 잘 이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 속에는 많은 엄마들이 나온다. 새 아들을 두게 된 효진과 딸의 행동에 시시콜콜 간섭하며 효진과 갈등을 일으키는 그의 엄마, 그리고 젊은 나이에 원치 않게 엄마가 돼 버린 주미(서신애) 등이 그렇다. 무엇보다 젊은 돌싱녀와 죽은 남편의 전처가 낳은 다 큰 아들. 이 어울리지 않은 조합의 효진과 종욱은 임수정의 영화 출연을 단번에 결심케 한 관계였다.

그는 "엄마라고 불리는 존재, 또 어떤 혈연관계를 벗어나서 또 다른 관계들도 충분히 혈연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봤다. 새로운 가족에 대해 제시하는 것이 좋았다"며 "굳이 '이것이 엄마다'라고 하지 않아도 차츰차츰 두 사람의 관계가 가꿔지는 모습을 보이면 이 둘이 가족이 되어가는 걸 표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당신의 부탁'은 한층 성숙하고 차분한 임수정의 매력이 도드라지는 작품이다. 삶의 무게에 눌린 가여운 어깨부터 엄마와의 갈등으로 격앙된 목소리, 새 아들과의 동거로 인한 다양한 감정의 변화 등 임수정의 현실적인 민낯을 볼 수 있다. 물론 아름다움은 어디를 가지 않는다. 아들 역할로 나온 윤찬영은 "임수정 선배가 연기도 잘하고 너무나도 아름다우셨다"고 웃으며 "연기하는 내내, 연기하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진심을 전달했다.

부산=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사진출처 = 명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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