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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대기업 공익법인, 공익사업 ‘찔끔’ 총수일가 돕기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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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최운열 의원 자료 분석

10개 공익법인 공익사업 지출

전체 수입의 절반에도 못 미쳐

대기업집단에 소속돼 계열사 지분을 소유한 일부 공익법인이 전체 수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자금을 공익사업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향신문

공익법인 설립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공익사업비 지출에는 인색하면서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강화, 규제 회피, 계열사 우회 지원 등에 적극적으로 재단 자금을 활용한 곳도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익법인을 총수 일가 사익편취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관행을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 국회도서관 등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8개 대기업집단 소속 10개 공익법인의 최근 3년간 공익사업비(목적사업비) 지출은 수입 대비 50%에 못 미쳤다.

KT 소속 KT희망나눔재단(18.5%), GS 소속 남촌재단(19.4%)은 공익사업비 지출이 재단 전체 수입의 20%도 되지 않았다.

포스코 소속 포항산업과학연구원(22.2%)과 금호아시아나 소속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25.2%), LS 소속 송강재단(27.1%)도 전체 수입 대비 공익사업비 지출 비중이 30%를 넘지 못했다. 한진 소속 정석물류학술재단(39.6%)과 현대중공업 소속 아산나눔재단(48.7%) 역시 공익사업비 비중이 낮았다.

삼성 소속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최근 3년간 총수입액이 4조4463억원이었지만 공익사업비 지출은 약 300억원으로 총수입 대비 비중이 0.69%에 그쳤다. 현대중공업 소속 아산사회복지재단도 최근 3년간 총수입액은 5조6517억원, 공익사업비 지출은 552억원으로 총수입 대비 비중이 1% 미만이었다.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수익사업 지출 형식으로 삼성의료원과 아산병원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공익사업비 지출이 너무 적다는 지적을 받는다.

특히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지난해 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권 강화를 위해 삼성SDI가 매각한 삼성물산 주식 200만주를 3063억원 가까이 지출해 매입했다.

지난 3년간 연간 100억원 수준의 공익사업비를 지출하던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재단 자금 3063억원을 쓴 것이다.

최 의원은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적립이라는 공익법인의 회계 특수성이 있긴 하지만 공익사업비 지출이 50% 미만에 그치거나 재단 자산을 활용해 총수 일가 지배력을 높이는 데 이용되는 공익법인들은 문제”라며 “공정위는 더 이상 재벌 총수의 경영권과 지배권 강화를 위해 공익법인이 이용되는 것을 방치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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