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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환율조작국 지정도 면해…'한국 10월 위기설' 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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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통화스와프 협상 연장 이어

미, 환율 관찰 대상국 유지

신용등급도 잇달아 ‘안정적’ 평가

국채 선물거래 외인 순매수 전환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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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에 드리워졌던 두터운 먹구름들이 하나 둘 걷혀가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문제로 갈등을 겪던 중국과 통화스와프(비상시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외화를 차입할 수 있도록 사전약속하는 것) 협상을 우여곡절 끝에 연장한 데 이어,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서도 다시 한번 벗어났다. 북한 도발이 최근 잠잠한데다, 주요 신용 평가사들은 잇달아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동안 불안을 자극하던 ‘10월 위기설’은 쏙 들어갔다.

18일 미국 재무부는 ‘주요 교역대상국의 환율정책’ 보고서에서 한국을 지난 4월에 이어 다시 한번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중국 일본 독일 스위스가 지난 4월 보고서에 이어 다시 관찰 대상국에 지정됐고 대만은 관찰 대상국에서 제외됐다.

미국은 교역 상대국이 ▦상당한 수준의 대미 무역흑자 ▦주목할 만한 경상수지 흑자 ▦일방적ㆍ지속적 환율 개입 등 3개 요건을 충족하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데, 한국은 4월에 이어 이번에도 무역흑자, 경상수지 흑자 등 2개 요건에만 해당됐다.

미국이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은 높지 않았지만, 만에 하나라도 지정되는 경우 회복세를 보이던 수출 증가세가 확 꺾일 수도 있어 정부와 시장은 미 재무부의 발표에 신경을 곤두세워 왔다.

북핵 등 지정학적 위험이란 약점 탓에 시장의 우려를 사던 대외 신용등급에서도 잇달아 호재가 나오고 있다. 이날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전체 등급 중 세 번째인 ‘Aa2’로 유지하면서,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재확인했다. 큰 변수가 없는 한, 당분간 현재 등급을 유지할 거란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무디스는 “북한 관련 불확실성이 경제ㆍ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앞서 12일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피치가 “한반도에서 전면전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신용등급을 유지한 데 이어, 무디스 역시 한반도 위기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다.

이밖에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한국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0%로 상향 조정한 점, 세계경제 성장세 속에 우리의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 역시 ‘10월 위기설’의 현실화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이에 기반한 안정 심리가 실제 시장에 반영되자, 최근 한국에서 돈을 빼 가던 외국인들이 다시 돌아오며 이날 국채 선물거래에선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전환했다.

다만 통화스와프 연장을 제외하곤 한ㆍ중 관계가 여전히 냉랭한 상황이고, 미국 역시 자국의 이익에 따라 자유무역협정(FTA)이나 환율 쪽에서 언제든 한국의 희생을 강요할 수 있어 위기의 ‘경계 경보’가 완전히 걷혔다고 보기는 이르다. ‘만성 악재’인 북핵 리스크 역시, 지금은 잠잠하지만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한 번에 곧바로 극대화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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