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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시인이여, 아시아의 아침을 노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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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亞 문학페스티벌 조직위원장

조선일보

/연합뉴스


"1920년대 시인 오상순의 시 '아시아의 밤'은 한국 시인이 최초로 아시아를 노래한 것이었는데, 그때는 아시아가 대부분 식민지였으니까 '밤'을 읊었지만, 이제는 아시아 시인들이 '아시아의 아침'을 말할 때가 됐지 않느냐."

제1회 아시아 문학 페스티벌 조직위원장을 맡은 고은(84·사진) 시인은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시아 문학의 새 시대를 선언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11월 1~4일 광주광역시에서 개최할 아시아 문학 페스티벌은 아시아 각국이 겪은 역사적 상처의 기억을 문학으로 승화하는 자리가 된다. 중국과 일본, 몽골, 동남아 문인을 비롯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나이지리아 시인 월레 소잉카 등 아프리카 문인, 프랑스 시인 클로드 무샤르와 미국 시인 잭 로고 등이 참가한다. 이시영 시인 등 국내 문인들도 참여해 '동아시아 문학이 서구의 시에 미치는 영향' 등의 강연과 토론, 공연 등으로 꾸며진다.

고은 시인은 "아시아 문학 페스티벌을 광주 비엔날레에 필적하는 문화 축제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고은 시인은 2일 가수 나윤선과 함께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란 공연을 한 뒤 4일 소잉카를 만나 '해돋이가 당신의 등불을 끄게 하라'는 주제로 공개 대담을 나눈다.

한편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지난 14일 고은 시인과의 특별 인터뷰를 3쪽에 걸쳐 게재했다. 고 시인의 시선집 '일인칭은 슬프다' 불어판 출간을 맞아 꾸민 특집 지면이었다. 리베라시옹이 프랑스 문학의 영향에 대해 묻자 고 시인은 "60년대 허무주의 시기 이후 말라르메의 '절대시'에 빠졌고, 말라르메가 선(禪)에 가까운 정신을 지녔다고 생각했다"며 "이어서 발레리의 혜안과 지적(知的) 품격에 매료됐다"고 밝혔다.

[박해현 문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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