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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두팀 합쳐 8방… PS 사상 최다 '대포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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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2차전서 NC에 17대7 승리… 최주환 만루포, 김재환 3점포 2방

NC 6회에만 투수 5명 바꿨지만 두산 방망이 불 끄기엔 역부족

4―6으로 끌려가던 6회말 두산의 공격. 연속 볼넷으로 베이스에 주자가 꽉 찼다. 두산 지명타자 최주환의 방망이가 NC 네 번째 투수 제프 맨쉽의 2구째 바깥쪽 공을 때렸다. 높게 포물선을 그린 타구는 왼쪽 외야 펜스를 살짝 넘어갔다.

비거리 105m. 이날 서울 잠실야구장의 외야 펜스를 넘어간 8개의 타구 중 비거리는 가장 짧았다. 하지만 팀에 승리를 선사하는 역전 만루홈런. 가치는 가장 컸다.

박건우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태 9―6으로 앞선 2사 1·2루. 이번에는 두산의 홈런 타자 김재환이 타석에 섰다. 1―4로 뒤지던 3회 동점 3점포를 터뜨린 김재환은 한 개만으로는 성에 안 찬다는 듯 NC 다섯 번째 투수 원종현을 공략해 타구를 다시 오른쪽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3점 차 리드를 6점(12―6)으로 벌리는 쐐기 3점 대포. 35분여에 걸친 6회말 긴 공격이 끝난 후 전광판엔 '8'이란 숫자가 새겨졌다. 승부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두산이 18일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NC에 17대7로 승리하며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이날 잠실야구장엔 포연(砲煙)이 가득했다. 양팀 4개씩 8개의 타구가 포물선을 그리며 외야 담장 너머를 직격했다. 그에 따라 승부의 저울추가 쉴 새 없이 1루(두산)와 3루(NC)를 오갔다. 한 경기 홈런 8개는 역대 포스트시즌 사상 최다 신기록이다. 10개 구단 홈 구장 중 가장 넓은 잠실야구장에서 종전 포스트시즌 최다 기록(6개)을 가볍게 갈아치운 역대 가을 야구 최고의 '대포 퍼레이드'였다. 양팀이 뽑아낸 24점은 역대 플레이오프 최다 득점(종전 18점)이기도 하다.

4회까지는 팽팽했다. 두산이 1회 박건우의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자 NC는 2회 지석훈의 솔로포와 김성욱의 2점포로 전세를 뒤집었다. 두산은 1―4로 뒤지던 3회 김재환이 대포를 터뜨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5회 무사 1루에서 NC 나성범이 두산 선발 장원준의 슬라이더를 가격해 담장을 넘길 때만 해도 승부가 기우는 듯 보였다.

하지만 두산은 6회 무사 만루 최주환의 홈런, 2사 1·2루 김재환의 홈런으로 승부를 일방적으로 몰고 갔다. 김재환은 홈런 두 방과 희생플라이로 7타점을 쓸어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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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는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지면서 버틸 힘을 잃었다. 선발 이재학(3이닝 4실점)에 이어 이민호가 5회까지 2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버텼다. 하지만 6회 구창모가 제구 난조로 연속 볼넷을 내주며 일찍 강판당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맨쉽, 원종현, 임정호, 최금강 등이 한껏 달아오른 두산 방망이를 식히기 위해 6회 잇달아 마운드에 올랐지만 열기를 견뎌내지 못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불펜이 생각보다 점수를 많이 내줬다"며 "다음 경기에 잘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원점으로 돌아왔으니 힘으로 붙어서 이기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1·2차전 타격전을 치른 두 팀은 장소를 NC 홈 구장 마산야구장으로 옮겨 20일부터 3·4차전을 치른다. 3차전 선발투수는 보우덴(두산)과 해커(NC)로 예고됐다.

[강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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