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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단독] 브레이크 결함 비행기를 공사(空士) 훈련기로 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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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배치 ‘KT-100’ 도입 과정 / 안정성 문제 해결 안된 채 납품돼 / ‘결함투성이’에 착륙시 사고 우려 / “방사청·공군본부 밀어붙이기에 공사 반대에도 생도들 훈련기로”

세계일보

브레이크에 문제가 있는 비행기가 미래 전투기 조종사를 양성하는 공군사관학교(공사) 훈련기로 사용되고 있어 착륙 시 사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249억원이 투입된 비행기 ‘KT-100’ 23대는 공사의 입문용 비행훈련기로 지난해부터 배치됐다. 공사는 비행기의 안정성을 우려해 별도의 훈련지침을 마련해 운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브레이크 결함이 있는 KT-100은 오는 11월 말부터 공사의 단일 훈련기로 사용될 예정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군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KT-100 도입 과정에서 안정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공사에 납품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KT-100은 안전과 직결되는 브레이크뿐만 아니라 비행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오류가 발견되는 등 ‘결함투성이’인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 7월 감사원 감사 결과 지난해 11월까지 KT-100 기종의 평균 가동률은 26%에 그쳤다. 전체 비행기의 평균 가동률 87%에 크게 밑도는 수치다. 감사원은 감사 보고서에서 “공군 사관생도의 안전한 비행훈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결함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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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는 2015년 6월 교관교육 요원의 시험비행에 착수했지만 브레이크 온도 제한치를 초과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조종이 미숙한 공사 학생들이 사용할 경우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비행기 납품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4개월 뒤 브레이크 과열 예방 조치를 한 뒤 다시 점검했지만 여전히 기준온도를 초과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공사는 현재 KT-100 비행 시 출력 속도를 55KTS에서 45KTS로 줄이는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 이착륙 훈련 시에는 학생조종사가 조작하지만, 최종 착륙 시에는 교관이 조작해 브레이크 과열을 예방하고 있다. 이는 미숙한 조종으로 인한 사고 발생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이례적인 일이다.

공군과 KAI는 2014년 12월 브레이크 성능을 개선하고 수락검사에서 이를 확인하도록 계약했다. 하지만 1년 후인 2015년 수락검사를 먼저 하고 브레이크 성능시험은 추후에 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KT-100 23대는 공사로 납품됐다. 하지만 지난해 8월에 실시한 검사에서도 브레이크 과열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고, KAI는 2018년 11월까지 브레이크 성능 개선을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공군은 처음부터 KT-100 기종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방위사업청은 2013년 8월 선행연구에서 “(국내에서 개발된 민항기) KC-100은 성능은 충족한 반면 전력화 시기 및 비용 요소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해외 경쟁 입찰로 선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4개월 뒤 국토해양부가 KC-100 구매를 협조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국방부에 보낸 뒤 국산 비행기로 방향을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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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KT-100은 막 비행을 시작하는 생도들이 운용하는 훈련기라는 점에서 더욱 안정성이 제1조건이 되어야 하는 것”이라며 “운용하는 공사의 반대에도 방사청과 공군본부에서 밀어붙이기 한 것으로, 불완전한 훈련기 납품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측은 상용 개발된 항공기를 실습용으로 쓸 경우 설계변경이 뒤따라야 하는데 이를 충족하지 못한 데서 온 결과라고 해명했다. KAI는 “내년 12월까지 관련한 설계변경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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