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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이 곳에선 누구나 인질이 됩니다'…비트코인에 빠진 해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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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들, 랜섬웨어 뿐 아니라 개인정보 탈취·디도스 공격서도 비트코인 요구…北과 연관성도 제기]

머니투데이

/임종철 머니투데이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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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대 여행사 하나투어의 사이트가 해킹돼 100만건에 달하는 고객정보가 유출됐다. 서버를 해킹한 해커는 이를 미끼로 수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 혹은 파일을 미끼로 금품을 요구하는 사이버 인질극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랜섬웨어에 이어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 공격, 개인정보 유출 등 최근 벌어진 해킹 공격들은 모두 이를 미끼로 금품을 요구하는 사이버 인질극 형태다. 그리고 그 종착점은 ‘비트코인’으로 향하고 있다.

◇‘PC 데이터’에서부터 ‘개인정보’까지…사이버 인질극 ‘활개’=올해 6월 국내 웹호스팅 기업인 인터넷나야나가 랜섬웨어에 감염돼 해커에게 거액의 협상료를 지불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한동안 랜섬웨어 공포에 떨어야 했다. 랜섬웨어란 과거 PC 내부의 데이터와 파일들을 암호화한 뒤 이를 미끼로 자동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악성코드다. 5월에는 ‘워나크라이’ 랜섬웨어가 전 세계를 강타하기도 했다. 불특정 다수에게 무작위적으로 배포되는 랜섬웨어와 달리 최근에는 특정 기업을 타깃으로 민감 데이터를 빼낸 뒤 이를 유포하지 않는 조건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해킹범죄가 기승을 부린다. 이른바 ‘사이버 인질극’이다. 해커들이 요구하는 금품은 한결같이 비트코인이다.

올해 3월 토종 숙박앱인 여기어때를 해킹해 고객 99만명의 정보를 털었던 해커집단은 이를 볼모로 6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요구했다. 9월 이스트소프트가 고객정보 13만명 분량을 해킹했던 해커들은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며 수억원대의 비트코인을 송금하라고 협박했다. 올해 6월 국내 은행권을 대상으로 디도스 공격을 감행하지 않는 조건을 내세워 비트코인을 요구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해커들이 비트코인에 집착하는 이유=그렇다면 왜 하필 비트코인일까. 가장 큰 이유는 익명성이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은 발행, 관리하는 중앙기관이 없다. 계좌를 만들 때에도 신분을 숨길 수 있고 환전 수수료도 저렴한 편이라 해커들의 단골 화폐가 됐다.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비트코인 시세도 해커들이 매력을 느끼는 대목. 2009년 당시 1BTC에 0.0008달러(약 0.9원)에 불과했지만 현재 600만원을 넘어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환전하지 않을 경우 금융 추적을 완벽히 따돌릴 수 있는데다 비트코인 거래 시세가 연일 폭등하고 있다는 점이 사이버 범죄자들이 비트코인을 선호하는 이유”라며 “지난해 기업과 개인들의 데이터를 노렸던 랜섬웨어 제작자 상당수가 지금은 비트코인 부호가 됐을 것이라는 우수갯소리도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랜섬웨어와 비트코인을 노린 일련의 해킹사고 배후로 북한을 지목하는 시각도 있다. 북한은 지난 5월 전 세계를 강타한 대규모 랜섬웨어 공격 워나크라이의 배후로 거론될 정도로 해킹에 있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해킹 역량을 갖추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북한이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을 앞두고 외화벌이를 위해 비트코인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달 공개한 미국 보안업체 파이어아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해킹집단은 올해 한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3곳을 대상으로 해킹을 시도했다.

이와 관련 지난 13일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비트코인 특성상 거래 익명성이 보장되고 자금의 추적이 어려워 범죄자와 해커들의 금전 거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방송통신위원회와 경찰청은 상호 협조해 비트코인 관련 범죄 특별 수사기간을 신속하게 지정하고 비트코인을 악용한 범죄 단속에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민 기자 dand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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