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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방문진 이사 또 사퇴…후임 임명 땐 MBC사장 바꿀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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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달 7일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 시무실로 들어서고 있는 김원배 이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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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김원배 이사(목원대 명예교수)가 사의를 밝혔다. 구(舊) 여권 추천 몫인 보수 성향 방문진 이사의 사퇴는 지난달 유의선 이사(이화여대 교수)에 이어 두 번째다. 김 이사가 사의를 밝히면서 진보 성향 이사가 과반수를 차지하게 되는 등 향후 방문진 이사진의 의사결정 구도에 큰 변화가 전망된다.

18일 방문진 사무처 관계자는 "오늘 오전 김원배 이사가 방문진에 이사직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다만 아직 공식적으로 사퇴서를 제출하지는 않은 상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김 이사는 고영주 이사장 등 구 여권 추천 이사 4명에게도 전자우편을 통해 사의를 전했다고 한다. 목원대 총장을 지낸 김 이사는 지난 2013년 12월 보궐이사로 임명됐으며, 2015년 8월 재임명됐다. 공식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지난달 8일 김 이사를 포함한 구 여권 추천 이사 5명은 유의선 이사 사퇴에 대해 공동성명을 내고 "방문진 이사에 대한 부당한 사퇴 압력은 언론 공정성을 말살하려는 부당한 행위"라며 "국민이 부여한 임기와 책임을 결단코 중도에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이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김 이사는 이날 오전부터 휴대전화를 꺼둔 채 외부와의 접촉을 피했다.

지난달 8일 사퇴한 유의선 이사에 이어 김 이사까지 사의를 표하면서 이사진 재편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방문진은 여권 추천 이사 6명, 야권 추천 이사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되며 과반수 의결로 의사를 결정한다. 현 방문진은 이전 정부에서 구성돼 보수 성향의 이사가 6명으로 과반수였다. 다만 유 이사 사퇴 후 보궐이사가 임명되지 않아 보수 성향 이사 5명, 진보 성향 이사 3명 구도를 유지해왔다.

유 이사에 이어 김 이사까지 실제 사퇴하고, 이후 후임 보궐이사 2명을 관행에 따라 현 여권에서 추천해 방통위가 임명할 경우 기존의 보수 5대 진보 3 구도가 진보 5대 보수 4 구도로 재편된다. 방문진법은 의결 정족수 기준을 정하지 않고 있어, 이 경우 과반수인 진보 성향 이사들만으로도 중요 안건을 의결할 수 있다. 즉 정부와 MBC 노조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김장겸 MBC 사장과 이하 경영진에 대해서도 불법 노동 행위 등 책임을 물어 즉각 해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2008년 8월 KBS 이사회는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을 물어 당시 정연주 KBS 사장을 해임했으며, 방문진 또한 2013년 3월 방문진 임원 선임권 침해, 운영제도 위반 등을 사유로 당시 김재철 MBC 사장을 해임한 전례가 있다.

방문진 사무처는 김 이사가 공식 사퇴서를 제출하면 방통위에 보궐이사 선임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방통위의 후임 보궐이사 임명은 이르면 다음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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