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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김관진, 인사 농단" 기무사 靑보고 문건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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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 인물 무리한 진급 챙기기 언급
장경욱 기무사령관 부임 6개월 만에 경질 배경 의혹

아시아경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국군기무사령부가 지난 2013년 8월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미리 작성한 인사안대로 추천하도록 인사 추천위원들에게 지시하는 등 인사 독점을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청와대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당시 부임 6개월 만에 장경욱 기무사령관이 전격 경질된 배경이 이 보고서를 작성한 것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기무사의 '장군 인사 절차 및 여망' 보고서를 열람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의원이 열람한 문건에는 '김 장관이 독일 유학파(일명 독사파) 출신 등 연고가 있는 인물들을 무리하게 진급시켜 장관 인맥 대 비(非)장관 장교들 간 갈등을 초래한다'며 '육사 35∼42기 독일 유학파 출신 7명 중 교수나 무관을 제외한 5명이 1, 2계급씩 진급했다' 등이 언급돼 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여기에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실무를 총괄한 류제승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육사 35기), 공관병 갑질 논란을 일으키고 최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박찬주 육군 대장(육사 37기) 등이 해당된다.

보고서는 또 김 전 장관 시절 도입한 '우수 군사전문가' 제도가 장관의 측근 인물 선발에 악용됐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도를 통해 2011년과 2012년 선발한 준장 15명 중 김 전 장관과 인연이 있는 사람 4명이 발탁됐다는 것이다. 이전까지 장군 승진에서 4차례 탈락한 연제욱 전 국군 사이버사령관(육사 38기) 등이 이 제도를 통해 발탁됐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연 전 사령관은 사이버사령부 댓글 공작의 주된 인물로 꼽힌다.

이 의원은 보고서에서 '전 정부(이명박 정부)에선 정치권의 영향력자들이 군 인사에 개입해 인사 기강의 문란을 자초했고 새 정부 들어 예상과 달리 현 장관이 유임돼 자기 사람 챙기기를 반복했다'는 내용이 지적됐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장 전 사령관의 경질 이유를 두고는 당시에도 여러 말이 많았다"며 "김 전 장관이 얼마나 인사농단을 했는지 보여주고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전 장관은 지난 2013년 국정감사에서 장 전 사령관 경질 이유에 대해 " 여러 가지 능력이나 자질 등이 기무사를 개혁하고 발전시킬 만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진급 심사에서 누락돼 교체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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