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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주담대 금리 한달새 0.05%p 껑충…빚내 내집마련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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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변동금리 연2.94~4.2%

3억 빚낸 집 年이자 15만원 늘어

한국은행 금리인상 가능성도 솔솔

대출심사도 깐깐해져 수요자 타격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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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르고 은행들 대출 문턱은 높아지면서 빚내서 집사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8.2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한도가 크게 줄어든데다 가계부채 종합대책까지 나오면 대출받을 수 있는 여력이 더 쪼그라들어 다주택자뿐 아니라 실제 거주할 집을 장만하려는 실수요자들의 타격도 클 것으로 보인다.

◇이자 부담 커졌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이날 기준 평균 연 2.94~4.2%로 전월말에 비해 0.05%포인트씩 올랐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올랐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가 전일 발표한 9월 기준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1.52%로 전달보다 0.05%포인트 뛰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잔액기준 코픽스 역시 연 1.61%로 0.02%포인트 올라 석 달 만에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은행채(AAA등급, 1년 만기)의 단순 평균금리가 8월 1.62%에서 지난달 1.66%로 오르는 등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데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에 북한 도발 등으로 채권금리가 상승 흐름을 보였다.

대부분 은행의 변동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코픽스 상승폭인 0.05%씩 올랐지만, KB국민은행의 경우 연 3.11~4.31%로 지난달 말에 비해 0.07%포인트 뛰었다. 분기마다 이뤄지는 유동성 관리원가 조정이 이달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변동금리 뿐 아니라 고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세다. 5개 은행의 고정금리 평균치는 연 3.46~4.6%로 지난달 말에 비해 0.06%포인트 올랐다. 은행권 최고금리는 연 4.886%로 5%에 육박했다.

역시 KB국민은행의 고정금리 범위는 연 3.41~4.61%로 전월에 비해 0.12%포인트 뛰어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고, 나머지 은행은 대체로 0.05%포인트 안팎 올랐다.

이에 따라 이날 이후로 대출을 받는다면 이자를 더 내야 한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 3억원을 받았을때 전일까지는 연 3.52%로 가능했는데, 이날부터 0.05%포인트 오른 3.57%를 적용받을 경우 연간 이자부담이 15만원 늘어나게 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9월까지는 선수요와 집단대출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늘었지만 10월부터는 주택 관련 대출이 크게 주춤할 것”이라며 “각종 대책에 이어 금리부담까지 더해지면서 빚내서 집사기가 어려워진 셈”이라고 말했다.

◇은행 대출문턱도 높아져…실수요자 위한 대책 필요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연준이 12월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한국은행에 대한 금리인상 압박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은의 기준금리는 연 1.25%로 지난해 6월 0.25%포인트 내린 후 16개월째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현재 기준금리는 연 1~1.25%로 연말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미 기준금리는 역전된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해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한국의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조정에 나서면서 금리인상 여건이 조성되기도 했고, 이주열 한은 총재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요인이다.

이같은 분위기가 반영되면서 최근 국고채 금리가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시중금리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은행이 대출금리 기준으로 삼는 금리에도 반영된다.

높아진 금리도 부담이지만 은행들의 대출 문턱까지 높아지면서 실제로 돈 빌리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국내 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분기 가계주택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30을 기록했다. 전월 -40에 이어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이 전망치가 마이너스면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고 응답한 은행이 완화하겠다고 답한 곳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지난 8월에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으로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은 40%로 낮아졌다. 이어 이달 중에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신DTI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등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깐깐해져 추가 대출 여력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 강화로 인해 풍선효과를 보였던 신용대출도 마찬가지다. 신용대출 등 가계일반대출에 대한 은행의 대출태도지수 역시 -20을 기록해 2008년 4분기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책 초점이 가계부채 총량조절이나 증가속도 조절에 맞춰지다 보니 실수요자들이 금융을 이용할때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실수요자를 위한 정책금융 상품의 한도를 늘리는데 그칠 게 아니라 자격요건도 완화하는 등 실수요자들을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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