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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손금주 "5·18 집단발포는 軍 상부 지시" 기무사 문건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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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발포가 자위권 차원이 아닌 군 상부 지시로 이뤄진 정황을 엿볼 수 있는 기무사 문건이 16일 공개됐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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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항쟁' 당시 계엄군의 발포가 자위권 차원이 아닌 군 상부 지시로 이뤄진 정황이 담긴 기무사 비공개 문건이 나왔다.

16일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국방부에서 기무사의 비공개 문건을 열람한 결과 당시 시민군을 향한 발포가 자위권 차원의 현장 지휘관 판단이 아닌 군 상부 지시였고, 진압작전에 전군이 투입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확인된 문건 중 1980년 5월 21일(군의 집단 발포 당일) 작성된 505보안부대 보고서에 2군 사령부 명령으로 당일 오후 7시를 기해 호남고속도로 사남터널 부근 경계병들에게 '전남에서 오는 폭도'들에게 즉각 발포하도록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문건에는 같은 시간 2군 사령부가 전남에서 오는 폭도에 대해 발포하도록 지시하고, 병력 100명을 추가 배치했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고 전했다.

이어 또 다른 문건에는 광주항쟁 이전인 그해 5월 9일 국방부가 해병 1사단 2개 연대규모의 소요 진압 부대 투입을 승인했고, 실제로 같은 달 17일 밤 해병 2개 연대가 이동해 2군 사령부로 배속됐다는 내용도 담겼다.

손 의원은 당시 공군 전투기에 대해 광주 출격 대기 명령이 내려졌다는 의혹이 최근 불거진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5·18 진압에 전군이 동원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희성 계엄사령관이 5월 22일 전군에 내린 자위권 발동 문서도 함께 확인됐다. 자위권 발동은 전날(21일) 낮 집단 발포 하루 뒤 이뤄진 것으로 민간인 사망자가 늘자 계엄군이 집단 발포를 합리화하기 위해 뒤늦게 형식적인 문건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손 의원은 추측했다.

비밀 문건 중에는 자위권 발동 이틀날인 5월 23일, 군 당국이 반항하는 시민을 사살하나는 명령을 내린 문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의원은 "5·18 당시 발포 명령은 없었고, 군의 자위권 차원에서 발포한 것이라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말이 거짓임이 드러났다"며 "작전일지 등에 '시민군'을 '폭도'라고 표현하는 등 당시 국민에 대한 군의 왜곡된 인식도 그대로 드러나 있다"고 지적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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