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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기고]신재생에너지 ‘해상태양광’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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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돌이 떨어져서 석기시대가 끝난 것이 아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야마니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이 한 말이다. 유가를 너무 올리면 대체에너지가 개발되어 석유가 남아돌아도 석유시대가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고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지난 10년간 수력, 풍력, 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기간에 유가가 폭등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신재생에너지가 커지는 것은 드문 일이다.

신재생에너지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의하면,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이 2007년에 1089GW(기가와트)에서 2016년에 2128GW로 커져 연평균 7.7% 증가했다.

그 결과 작년에는 전체 전기에너지의 24%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 이 기간에 수력은 연평균 3.3% 성장하는 데 그쳐 수력이 신재생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5%에서 58%로 줄었다.

풍력과 태양광발전의 경쟁을 주목할 만하다. 풍력과 태양광발전은 이 기간에 각각 연평균 20%, 47% 성장하여 작년에는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의 22%, 14%를 각각 차지하게 되었다.

특히 작년에 전 세계에 설치된 태양광은 76GW에 달해 같은 기간 설치된 풍력 55GW를 처음으로 제쳤다. 풍력은 재작년에 63GW가 증설되었는데, 역사상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 추세라면 2019년에는 총 발전설비에 있어서도 태양광이 풍력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발전의 비약적인 성장은 높아진 경제성과 사회적 수용성 때문이다.

미 에너지부(DOE)는 태양광 발전단가($/W)가 2010년 4.1에서 2015년 1.8, 2020년 1.1로 떨어져 석탄, 원자력, 천연가스보다 낮아질 것으로 본다.

한편 지난 10년간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은 16%에서 22%로 증가해 경제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이 기간에 풍력발전의 단가가 겨우 30% 정도 개선된 것과 비교된다. 소음이나 경관, 안전면에서도 풍력보다 태양광발전의 사회적 수용성이 높다.

태양광발전의 확산을 위해서는 발전부지 확보가 관건이다. 우리나라에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20%로 늘리고 이 중 태양광발전이 절반을 담당한다면 54GW의 설비가 필요하다.

태양전지 효율이 20%라면 6만6000㏊의 부지가 필요한데, 이는 우리 국토의 0.66%, 전체 농지면적의 4%로 감당할 만하다. 특히 농사와 태양광발전을 겸하는 솔라셰어링을 하면 농가소득이 10배 이상이 된다.

이러한 육상태양광과 경쟁하고 있는 것은 수상태양광이다. 부유구조물 설치비용이 추가되지만 토지비용이 들지 않아 경쟁력이 있다. 회전식은 발전량도 약 10% 많다. 전국 저수지의 만수면적은 5만6000㏊로서 필요한 태양광발전 부지면적에 육박한다. 하지만 갈수기도 고려해야 하고 타용도로도 저수지를 사용해야 하므로 이용가능한 면적은 많이 줄어든다.

이에 대한 대안이 해상태양광이다.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은 수심이 낮고 다도해라서 파고가 낮다. 우리 국토의 8%에 달하는 80만㏊ 정도가 해상태양광에 이용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 해상태양광 발전단지 조성 시 발전단가도 내려간다. 태풍을 막을 방조제가 있는 새만금지역이 좋은 후보다. 간척지와 호수를 합해서 4만1000㏊인데, 이 중 일부를 태양광발전에 활용하다 산업단지가 활성화되면 철거·이전하면 된다.

해상태양광발전은 수출산업으로도 유망하다. 해안에 위치한 세계 주요도시 주변에 설치되면 송전시설비와 전력손실이 크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지난 10년간 정체된 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전담연구기관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

발전량 변동에 대비하여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전기차배터리도 필요시 활용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이익이 지역주민에게 돌아가도록 에너지협동조합을 육성해야 한다. 올해만 500조원대로 추산되고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세계시장의 10% 점유를 목표로 나설 때다.

<임춘택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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