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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집행 20년, 사형제를 말하다] 집행되면 돌이킬 수 없어… ‘죄 없는 사형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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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뒤늦게 오심 인정 / 미국선 지난 40여년간 159명 석방 / 국내선 ‘김제 가족간첩단 사건’ 등 사형 집행 뒤 무죄 판결 나오기도

“사실은 내가 죽였습니다.”

1953년 3월 영국 런던에서 연쇄살인 혐의로 검거된 존 크리스티의 자백은 영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자신의 아내와 딸을 살해한 범인으로 지목돼 3년 전 교수형을 받은 티모시 에번스(당시 27세) 사건의 진범임을 자백했기 때문이었다. 크리스티는 에번스와 같은 아파트에 살던 인물로 집과 그 주변에서 여성 6명의 시신이 발견되자 범행을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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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일가족 방화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사형이 확정된 일본 하카마다 이와오(81·왼쪽)가 무죄를 입증하는 결정적인 DNA감정결과가 나오는 등 검찰의 사건조작 증거가 드러나면서 2014년 석방됐다. 사진=Death Penalty News


1965년 영국의 사형폐지(일반 범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티모시 에번스’ 사건이다. 영국 내무부는 1966년 에번스를 사면하고 2003년 유족들에게 위로금을 전달했다. 잘못된 판단으로 사형이 집행되면 돌이킬 수 없다는 점에서 ‘오심의 가능성’은 사형제 폐지의 핵심 논거다. 폐지론자들은 세계 각국에 오심이 인정돼 뒤늦게 풀려나는 사형수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죄없는 사형수’는 미국에서도 논란이 됐다. 지난해 미 연방법원은 1980년대 LA카운티에서 발생한 총격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돼 사형이 선고된 베리 윌리엄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증거를 조작·은폐한 정황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무죄를 주장하며 옥살이를 한 지 30여년 만이었다. 미국사형정보센터(DPIC)에 따르면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에서 무죄가 밝혀져 석방된 사형수는 159명에 달한다.

지난달 대만에서는 살인 혐의로 1995년 사형이 선고된 뒤 옥살이를 한 남성이 8번의 재심 끝에 무죄 석방됐다.

또 2014년 중국 푸젠성에서는 40대 사형수가 8년 동안 9번의 재판 끝에 무죄로 석방돼 화제였다. 중국은 감형이 드물고 일단 형이 확정되면 신속하게 집행한다는 점에서 기적적인 일로 평가됐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정치적 목적으로 조작돼 사형까지 선고된 사건의 무죄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월 ‘김제 가족간첩단 사건’으로 1985년 사형이 집행된 관련자들에 대해 무죄를, 2015년엔 ‘유럽간첩단 사건’으로 1972년 사형이 집행된 박노수 전 케임브리지대 교수와 김규남 전 민주공화당 의원에 대한 무죄를 각각 확정했다.

사회부 경찰팀=강구열·박현준·남정훈·김선영·김민순·김범수·이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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