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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박근혜 구속 연장 당연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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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13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은 최장 6개월 다시 늘어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나 국민 화합·통합을 명분으로 선처를 요구하는 주장도 있었으나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법치주의의 대원칙을 다시 확인한 의미가 크다. 전직 대통령이란 이유로 불구속 선처를 베풀기에는 그의 죄상이 너무도 중대하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가 증거인멸을 우려한 것은 당연하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되기 전에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통해 입맞추기를 시도하고, 최순실씨와 차명폰으로 통화하는 등 이미 수차례 증거인멸을 시도한 바 있다. 무엇보다 석방될 경우 재판에 성실하게 응한다는 보장이 없었다. 그는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동안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재판에 증언을 거부하고, 특검팀의 강제구인 집행조차 여러 차례 불응한 바 있다. 1심 구속기간(6개월) 내 재판이 마무리되지 못한 것도 박 전 대통령과 변호인단이 수백명에 달하는 증인을 무더기로 요구하고, 발가락 부상을 이유로 불출석하는 등 갖은 방법으로 재판을 지연시켰기 때문이다. 재판부가 1주일에 4차례씩 증인신문의 강행군을 했어도 역부족이었다. 또한 최순실·안종범·정호성·차은택 피고인 등 다른 공범들은 모두 구속이 연장된 상태다. 사건의 중대성, 공범들과의 형평성에 비춰봐도 박 전 대통령만 풀어주는 건 사리에 맞지 않는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헌정유린과 국정농단, 부정부패에 대한 정당한 사법절차요, 단죄의 시작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제부터라도 시민들을 더 이상 우롱하지 말고 재판에 협조해야 한다. 시간끌기와 버티기, 변명으로 죄상을 덮고 넘어가려는 건 있을 수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 그런데도 자유한국당과 비호세력들이 석방을 요구하는 등 노골적으로 반발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뻔뻔하고 파렴치한 태도다. 심지어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정치적 실패는 정치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했다. 사법부 판단을 부정하겠다는 궤변의 극치다. 민주주의의 기초를 뿌리째 흔든 헌정유린을 덮고 가자는 건 그야말로 신(新)적폐라 할 수 있다. 한국당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에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다. 박 전 대통령을 감싸고돌수록 적폐의 공범임을 자인하는 것이요, 스스로 제 눈을 찌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제는 모든 판단을 사법부에 맡겨두고 무너진 민주주의와 시민주권을 바로 세우는 노력에 동참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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