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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졸전 또 졸전' 추락하는 한국 축구…무엇이 문제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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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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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포츠 소식, 주영민기자입니다. 졸전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 축구 얘기를 안 할 수 없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거죠?

<기자>

이번에 해외파들만 소집을 했고, 또 훈련 기간도 짧았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결과와 내용, 모두 처참했습니다.

신태용 감독이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면서 의욕만 앞세웠다가 좌절만 맛봤습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짚어보겠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수비가 최악이었죠. 두 경기에서 7골을 내줬는데, 실점 상황을 좀 보겠습니다.

러시아전 코너킥 상황에서 골문 앞에 우리 선수 7명이 있었는데, 공만 보다가 뒤로 돌아들어 오는 선수를 놓쳐 선제골을 헌납했습니다.

신태용 감독은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는 '변형 스리백'을 구사했는데, 선수들끼리 호흡도 맞지 않고 위치 선정도 엉망이었습니다.

모로코전에서는 경기 시작 10분 만에 2골을 내줬는데 우리 수비수들끼리 서로 수비를 방해하는 상황에서 골문을 열어줬고, 김기희가 장현수와 충돌하며 어설프게 공을 걷어내 또 실점했습니다.

낯선 전술에 선수들이 우왕좌왕하면서 김주영 선수는 한 경기에서 자책골을 두 개나 기록하는 불명예를 않았습니다.

스루패스 한 번에 수비가 뻥뻥 뚫리면서 자동문 축구라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습니다. 이 경기 사흘 전에 월드컵 예선을 치른 모로코가 2진급을 내세웠는데, 한국은 그보다 못했습니다.

우리는 3골을 뽑긴 했지만, 모두 무더기 실점을 한 뒤 상대 수비가 느슨한 상황에서 넣은 것이어서 값어치는 떨어졌습니다.

[신태용/축구대표팀 감독 : 완전히 참패였지 않나 (생각합니다.) 반성도 해야 되고 더 나가야 될 부분을 확실하게 짚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과와 내용을 다 잡겠다"던 신태용 감독은 아무 소득 없이 유럽 원정을 마무리했고, 더욱 거세진 비난 속에 험난한 길을 걷게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올들어 1승 3무 4패로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현재 51위인 피파랭킹이 이번 달에는 역대 최저인 70위권으로 추락할 전망입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 축구는 사상 처음으로 중국보다 FIFA 랭킹이 낮은 곳에 위치하게됩니다.

<앵커>

이번엔 한국 축구를 더욱 쑥스럽게 만드는 소식이네요. '축구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아이슬란드가 러시아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내 감동을 전했죠?

<기자>

인구가 34만 명뿐이고 국토의 20%에서만 사람이 살 수 있는 얼음 나라죠. 축구 선수도, 축구 할 곳도 부족한 아이슬란드가 기적을 썼습니다.

아이슬란드는 터키와 크로아티아, 우크라이나 같은 동유럽 축구 강국과 같은 조에서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냈습니다.

코소보와 마지막 경기에서 2대 0 승리를 거두고 조 1위가 확정되는 순간 아이슬란드는 이른바 '바이킹 박수'와 함성으로 뒤덮였습니다.

[할그림손/아이슬란드 축구대표팀 감독 : 우리는 월드컵 예선에서 강호들을 꺾고 본선까지 올랐습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아이슬란는 국토의 80%가 빙하와 화산지대로 덮여 있어 축구장도 부족한 데다 자국 프로 리그도 없는 축구의 불모지입니다.

직업 축구 선수는 120명에 불과합니다. 대표팀 감독이 치과 의사, 골키퍼는 영화감독 출신일 정도로 축구 사랑으로 똘똘 뭉쳤습니다. 이런 열정에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유망주 육성 정책이 더해지면서 결실을 맺었습니다.

지난 7년 동안 FIFA 랭킹을 90계단이나 끌어 올렸고요. 지난해 유럽선수권 8강에 오른 데 이어 월드컵 본선 진출의 새 역사를 쓰며 '바이킹 돌풍'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의 탈락도 엄청난 충격을 던졌죠?

<기자>

미국이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봤는데 거의 없을 것 같은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습니다.

특히 오심 파문으로 '재경기'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북중미 예선 3위였던 미국은 최하위인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비기기만 해도 자력 진출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어이없는 자책골을 내주면서 2대 1로 무너져 자력 진출 기회를 날렸고요. 다른 경기에서도 이변이 이어지면서 미국은 32년 만에 탈락했습니다.

파나마가 2위 코스타리카를 꺾으면서 미국을 제치고 3위가 돼 사상 첫 월드컵 진출 꿈을 이뤘습니다.

전반 17분에 나온 오심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파나마의 슈팅이 분명 골라인을 넘어가지 않았는데 주심은 골을 선언한 겁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언론들은 당락을 결정한 완벽한 오심이었던 만큼 재경기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온두라스가 북중미 최강 멕시코를 꺾고 역시 미국을 제치고 올라서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냈습니다.

슈팅이 골대와 골키퍼 뒤통수를 잇달아 맞고 행운의 자책골이 된 이 보기 드문 온두라스의 골 장면이 미국에게는 치명타가 됐습니다.

이래저래 미국은 운이 따르지 않았습니다. 월드컵 중계권료로 2천억 원 이상을 낸 미국의 폭스TV가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됐고요. 또 FIFA와 개최국 러시아도 미국 기업의 후원이 줄어들까 떨고 있습니다.

<앵커>

다음은 '홀인원'에 도전한 프로 골프 선수 소식이네요?

<기자>

프로 선수가 홀인원을 할 확률은 보통 3천 분의 1이라고 합니다. 평생 못 할 수도 있는 확률인데요, 이탈리아의 골퍼 몰리나리가 이 확률을 깨겠다며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몰리나리가 도전한 이벤트는 133m 거리에서 공 500개를 칠 동안 홀인원을 기록하겠다는 겁니다.

홀인원 확률을 500분의 1 안쪽으로 가져오겠다는 겁니다.

공은 번번이 홀 주변에서 맴돌고 몰리나리는 아쉬움에 어쩔 줄을 모릅니다. 153번째 날린 샷은 핀에 맞고 홀을 벗어나면서 가장 큰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아침 6시부터 9번 아이언으로만 공을 치기 시작해서 해가 뉘엿뉘엿 지는 오후까지 도전은 이어졌습니다.

잔디가 파인 것 좀 보십시오 공을 날렸는데, 이것도 홀을 외면하면서 몰리나리의 긴 도전은 실패로 막을 내렸습니다. 홀인원이 이렇게 어렵습니다.

[주영민 기자 nag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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