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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늑장공개…‘사드 갈등’ 중국 배려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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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기존 계약과 같은 내용으로 연장 합의

합의 뒤 사흘동안 합의내용 공표 안해

“양국 관계 개선 청신호로 보긴 성급”

중국 당국은 공식 반응 내놓지도 않아



한겨레

13일(현지시각)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3년 연장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설명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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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 간 통화를 맞바꾸는 통화스와프 협정이 3년 더 연장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그동안 협정 만기일이 지났는데도 합의 여부조차 공개되지 않으면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증폭된 양국 간 갈등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무성했다. 양국 합의 뒤 사흘이나 관련 내용이 공표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만기 연장이 한-중 갈등 해소의 신호로 확대 해석되는 것을 꺼려한 중국 쪽 입장을 고려한 조처가 아니었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현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한-중 통화스와프 계약을 3년 더 연장하기로 양국이 합의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 총재는 ‘한-중 통화스와프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란 기자들의 질의에 “(기존 협정 만료일인) 10일에 계약을 연장하기로 중국과 합의했다. 기술적 검토가 있어서 오늘(13일)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 총재는 “갱신된 계약은 규모나 만기에 있어서 종전 계약과 동일하다. 종전 계약은 10일 만료됐고 이번 계약은 11일부터 시작이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도 “형식적으로는 신규 계약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끊김없이 만기가 연장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처럼 두 나라간 만기 연장 합의 사실 공개는 합의 시점에서 사흘이나 지난 뒤에, 그것도 공식 발표 형식이 아니라 기자들의 질의에 부총리와 한은 총재가 답변하는 이례적 형식으로 이뤄졌다. 3년 전 협정을 갱신할 때는 이 총재와 중국 인민은행의 저우사오촨 총재가 함께 협정문 서명식을 연 바 있다.

한-중 통화스와프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본격화하던 2008년말 300억달러 규모로 처음 체결된 뒤 2014년에 만기를 3년 더 연장되고 계약 규모도 560억 달러로 늘어났다. 이번에 다시 두 나라가 스와프 계약을 연장함에 따라 두 나라 간 통화스와프는 2008년 이후 2020년까지 12년 간 유지하게 됐다.

이번 협의는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두 나라간 정치·외교적 갈등이 한창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이 크게 불거지는 환경 속에서 이뤄졌다. 이런 이유로 만기 연장 협의가 실패할 경우엔 한-중 갈등과 지정학적 위험이 더욱 깊어지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특히 기존 계약 만료일인 지난 10일까지도 협의 타결 소식이 전해지지 않으면서 이런 우려는 더욱 커졌다.

양국 간 협정 연장 합의로 인해 갈등 고조에 대한 우려가 어느정도 불식됐지만, 이번 합의를 양국 간 관계 개선의 신호로 보기엔 성급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박복영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경제학)는 “한-중 통화스와프 만기 연장은 위안화의 위상을 더 높이고 싶어하는 중국에게도 매우 필요한 사안이기에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발해 무역 보복을 진행하면서도 스와프 협정까지 경제 보복 수단으로 쓰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중국으로선 이번 합의가 대대적으로 알려져 한-중 관계 개선으로 해석되는 상황을 꺼려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양국 간 합의 사실이 천천히 공개되도록 중국 쪽이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한-중 통화 스와프와 관련해 최종적으로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시점과 방식을 양국이 검토하는 과정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합의 사실이 한국에서 공개된 이후 보인 중국 쪽 태도는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일단 중국 당국은 이번 합의에 대한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주관 부문인 인민은행에 문의하라”며 말을 아꼈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이번 합의가) 좋은 신호이긴 해도, 중국 스스로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는 상황에서 어떤 해석도 내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경락 정유경 기자,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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