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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스라엘, 유네스코 탈퇴에 미국보다 더 '신중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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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정부 관계자 "잔류할 수 있는 문 열려 있어"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미국의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탈퇴 결정이 발표된 직후 이스라엘도 유네스코에서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으나 실제 탈퇴를 위한 행동에는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13일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오후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 결정이 나오자마자 자국 외무부에 유네스코 탈퇴를 위한 기반 작업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결정을 환영하며 "유네스코는 역사를 보전하기는커녕 왜곡하고 있다. 그곳은 어리석은 자들의 극장이 됐다"고 말했다.

동시에 이스라엘은 유네스코 탈퇴 이행에 매우 신중해 하는 모습도 드러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이스라엘의 반응은 미국보다 더 조심스러우며 유네스코를 떠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도 "유네스코에서 철수하는 절차는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그 기구에 계속 잔류할 수 있는 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미국이 1년2개월 내 입장을 다시 바꾼다면 이스라엘도 결국에는 탈퇴하지 않을 것"이라며 번복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는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 결정이 내년 12월31일부터 효력을 발휘하게 됨에 따라 이스라엘 역시 그 시점까지 미국의 행보를 주시하며 탈퇴 결정을 최종적으로 이행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게다가 이리나 보코바 현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임기가 오는 11월로 끝나기 때문에 친미 성향의 새 유네스코 수장이 선출되면 미국의 탈퇴 결정이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국의 탈퇴 발표가 새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뽑는 시점에 나와 이에 영향을 미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새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뽑는 투표가 4차까지 진행된 가운데 카타르의 하마드 빈 압둘 알카와리, 프랑스의 오드리 아줄레, 이집트의 무쉬라 카타브 등 3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유네스코는 교육·과학·문화의 보급과 교류를 통한 국가 간 협력 증진을 목표로 설립된 기구로, 문화유적지 보호, 후진국 여성 교육 지원, 언론자유 보장 등의 활동에 주력한다.

유네스코는 2011년 팔레스타인을 정식 회원국으로 처음 인정한 유엔 산하 국제기구이기도 하다.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와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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