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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삼성전자 성장동력 단절" 권오현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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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거둔 사상최대 실적 과거 결단·투자 결실일 뿐"


삼성전자가 또다시 금자탑을 쌓았다. 반도체 슈퍼 호황에 힘입어 지난 2.4분기에 이어 3.4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13일 3.4분기에 매출 62조원과 영업이익 14조5000억원(잠정집계)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은 경영일선 퇴진을 전격 발표했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지만 이는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이라며 "미래 흐름을 읽어 성장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상 최대 실적 발표는 기업으로선 잔칫날이다. 바로 그날, 총수 대행 역할을 해온 권 부회장이 용퇴를 발표한 것은 삼성전자가 처한 엄중한 현실을 보여준다.

삼성전자가 거둔 화려한 성적표는 세계 반도체 시장의 호황 덕분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과 4차 산업혁명 덕분에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데다 가격도 크게 올랐다. 아직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업계는 반도체에서만 영업이익이 10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한다. 스마트폰(IM) 부문도 최신작 갤럭시노트8 판매 호조로 3조원 넘는 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전망도 밝다.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부문도 호조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삼성전자는 연간매출 245조원에 영업이익 55조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한시도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이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막대한 투자를 앞세워 빠른 속도로 삼성을 추격해 오고 있다. 스마트폰 분야는 중국 경쟁사들이 이미 내수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세계시장에도 손을 뻗고 있다. 삼성의 미래를 낙관하기는 이르다. 세계 최고기업 반열에 오르기는 어려워도 추락하는 것은 순간이다.

이건희 회장은 장기 와병 중이고, 이재용 부회장은 구속됐다. 오너의 빈자리를 메워온 권 부회장마저 사퇴하면서 삼성전자의 리더십 공백은 더욱 깊어졌다. 그는 "회사가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저의 사퇴가 한 차원 더 높은 도전과 혁신의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은 남보다 한 발 앞선 과감한 투자로 여기까지 왔다. 권 부회장의 성장동력 단절 경고를 허투루 들어선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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