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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1★초점] '남배우 A 사건'으로 다시 도마 오른 영화계 성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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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영화 촬영 도중 상대 여배우를 성추행한 남배우 A가 양형을 선고받았다.

13일 오전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부장판사 강승준) 심리로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이 진행됐다. 재판부는 A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며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역시 주문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해자에 대한 피고인의 강제 추행 여부, 고의성 여부, 추행으로 인한 상해 여부 등을 쟁점에 대한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사건 후 피해자의 바지 버클이 풀려 있었던 점, 사건 후 피해자가 사과를 요구했을 때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았던 점, 피해자의 주요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인 점을 들어 강제 추행 여부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행에 의한 상해 여부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15년 4월 A 씨는 영화 촬영 도중 함께 연기하는 파트너인 여배우의 속옷을 찢고, 바지 안에 손을 넣어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 이 사건으로 여배우는 전치 2주의 찰과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불쾌감을 느낀 여배우는 A 씨를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신고했고, 검찰은 A 씨를 기소했다. 원심에서 재판부는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 원심이 파기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민사 소송을 해 정신적 고통을 가중시킨 점,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점을 양형의 이유로 밝혔다. 결국 A 씨는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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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전망 좋은 집', '뫼비우스' 포스터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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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배우 A 사건'으로 영화계 성폭력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그간 알려진 영화계 성폭력 사건만 해도 셀 수 없이 많다. 영화 촬영장에서 배우, 특히 여배우를 향한 언어적 물리적 성폭력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곽현화는 지난 2011년 영화 '전망 좋은 집' 촬영 중 가슴 노출 장면을 촬영했다. 이후 이수성 감독에게 해당 장면을 삭제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영화에선 이 장면이 삭제됐으나 이후 공개된 감독판에서는 노출 장면이 삽입됐다. 곽현화는 이 감독을 고소했으나 결국 그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여배우 B 씨는 지난 2013년 영화 '뫼비우스' 촬영 도중 감독으로부터 뺨을 맞고, 대본에 없던 베드신을 강요받는 등 신체적, 정신적 상해를 입었다. 결국 B 씨는 영화계를 떠났다.

이 같은 인권 침해는 영화 현장에서 종종 일어나는 문제다. 그럼에도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건 쉽지 않다. 좁디좁은 영화계에서 갈등을 일으킨다는 것 자체가 껄끄러울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 또한 추행 사실을 공식화하면 연기자 활동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왜 피해를 당한 이들이 불의를 참고 더 숨어야 할까. 더 이상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문제 개선을 위한 관련 제도 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영화계 성추행 사건을 대하는 안일한 인식 역시 개선해야 한다. 관련 문제를 그저 '운이 좋지 않은 일'이나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치부하기보다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피고인이 양형을 받은 '남배우 A 사건'이 그 시작점이다.
breeze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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