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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브라이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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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고셰병을 앓던 네 살 남자아이 브라이언. 희귀질환인 고셰병은 당시에 치료제가 없었고, 브라이언의 상태는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의사였던 브라이언의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치료 방법을 스스로 찾기 시작했다. 수소문 끝에 직원 20여 명 남짓한 바이오테크 기업을 만나 연구개발 기금 모금을 함께했고, 본격적으로 고셰병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10년 후 세계 최초로 치료제가 개발되었고, 고셰병으로 배가 농구공만큼 부풀어올랐던 어린 브라이언은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 현재 네 아이의 아버지이자 변호사가 되었다.

이것은 신약이 생명을 구한 많은 이야기 중 하나다. 그리고 끈질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 바이오테크 회사는 설립 후 고셰병 치료제를 개발할 때까지 10년 동안 손실을 냈다. 신약을 개발하기까지 실험용 효소와 여러 의약품을 판매하고, 투자를 유치하면서 겨우 버텨냈다. 그렇게 개발한 첫 신약이 발판이 되어, 이후 희귀질환 치료제 분야의 세계적인 대표 기업으로 자리 잡게 된다. 지금은 세계 제약회사 순위 10위 안에 드는 한 유명 제약회사 역시, '그렇게 투자만 하다가는 회사가 망한다'는 소리를 줄곧 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이는 최근 신약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우리나라 제약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신약 개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내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10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글로벌 제약기업들에도 이는 마찬가지다. 필자 회사는 죽상혈전증 치료제 연구개발에 11년, 당뇨병 치료제인 24시간 기저 인슐린 연구개발에 8년을 투자했다.

10년이 넘는 신약 개발에서 위험과 실패는 과정의 일부이다. 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패를 넘어 연구와 개발에 투자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기업이 신약 개발과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보다 더 정책적인 지원과 투자를 통해 R&D 선순환 구조를 조성하는 데 힘써야 한다.

브라이언을 구한 10년의 끈질김은 회사를 살렸고, 전 세계 고셰병 환자들의 생명을 지켰다. 모두가 다 안다. 이 일이 어렵다는 것을. 그렇지만 사람이 태어나서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는 데 일조했다면, 이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 분명 위험을 감수할 만한 값진 일이다.

[배경은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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