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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일)

[비밀여행단] `솜사탕`이 살랑살랑…달콤한 분홍 억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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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은빛 억새만 알고 계시다면 유행에 뒤처진다.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달구고 있는 핫한 억새는 분홍억새, 핑크뮬리다. 사진은 제주 해안가를 가득 메운 핑크뮬리. 전국에 분홍억새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4곳의 메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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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한번 '갈대'다. 단풍 여행지 쓸까, 먹방 쓸까 한 주 내내 고민하다 '억새·갈대'로 간다. 역시나 그냥 안 간다. 세상에 없던 억새·갈대 포인트. 비밀여행단에서만 볼 수 있는 '핫'한 곳, 숨겨진 곳들이다. 갈대 같은 마음 덕에 비밀여행단 애독자님들은'억새(억세)'게 운 좋아지신 것이다. 아, 당부말씀 한 가지. 부디 은밀하게 다녀오시라. 소문나면 붐비니깐.

분홍빛 넘실대는 '억새 4대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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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충남 서천 신성리 갈대밭.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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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히다. 분홍이라니. 게다가 억새다. 그러니깐 분홍 억새. 작년부터 '가을 인생샷 포인트'로 SNS를 뜨겁게 달군 가을 주인공이다. 한입 베어 물면 분홍 솜사탕처럼 녹아들 것 같은 핑크핑크함. 동화 속에서나 봄직한 이 녀석, 서양 억새 '핑크뮬리(분홍쥐꼬리새·Pink muhly grass)'다. 학명은 뮬렌베르기아 카필라리스(Muhlenbergia capillaris). 라틴어로 '모발 같은'이란 뜻이다. 그 흔한 은빛 억새 대신 노을빛에 물든 몽환적인 분홍 억새라니.

놀랍다. 한마디로 '볼매(볼수록 매력 덩어리)'다. 분홍빛을 띠는 것만 해도 신기한데, 억새보다 숱이 잘고 많다. 학명처럼 헝클어진 머리카락 같은 느낌이랄까. 꽃이 피는 건 5월, 절정은 딱 지금인 10월이다. 가뭄에 강해 빛이 잘 드는 곳에 주로 서식하는데, 한국에선 물빠짐이 좋은 제주가 최고의 포인트다.

핑크뮬리 인생샷 포인트로 꼽히는 '빅3' 핫 스폿은 노아의 방주 모양을 형상화한 방주교회와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키친오즈카페,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에 있는 마노르블랑카페.

핑크뮬리 포인트로, 제주만큼이나 핫한 곳이 경주다. 경주의 핑크뮬리 포인트는 보문관광단지 내 보문 콜로세움 앞과 대명리조트 입구 딱 두 곳. 선선한 가을, 경주 투어의 핫 아이템 스쿠터와 세그웨이로 여행을 하는 청춘 남녀라면 어김없이 핑큐뮬리 포인트를 찾아 인생샷을 찍는다.

제주와 경주에 이어 올해부터 새롭게 떠오른 3대 성지는 부산. 분홍뿐 아니라 전 세계 억새란 억새의 종은 모두 볼 수 있는 '억새박물관'으로 뜨고 있다. 포인트는 대숲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대저생태공원. 부산시가 아예 5억원을 들여 핑크뮬리 군락을 조성해 놓고 가을 나들이족을 유혹하고 있다. 핑크뮬리 외에도 팜파스그래스, 모닝라이트, 그린라이트, 무늬억새, 제브리너스 등 이색적인 억새 군락이 꾸며져 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4대 성지는 이미 추석 연휴 때 한바탕 난리가 났던 경기 양주시 나리공원(광사동 체험관광농원). 무려 12만4708㎡의 규모로 조성한 1000만송이 천일홍 군락지다.

사실 이곳은 조용히 가을 분위기를 내는 은밀한 가을 포인트로 알려진 곳. 한데, 분홍분홍 핑크핑크한 핑크뮬리 사진 몇 장이 SNS에서 퍼날라지면서 대박이 났다. 오히려 지금은 한산하니 절호의 찬스. 천일홍과 핑크뮬리 외에 칸나, 가우라군, 황화코스모스, 가을장미 등 50여 종의 꽃들이 만개해 있으니 제대로 된 인생샷, 도전해 보시라.

'핑크핑크'한 제주 맛집=핑크뮬리와 딱 어울리는 맛집, 핑크 카페다. 헬로키티 아일랜드(서귀포시 안덕면 한창로 340)는 태생 자체가 핑크인 곳. 헬로키티 얼굴을 쏙 빼닮은 딸기 케이크부터 음료까지 먹거리도 핑크 일색이다. 해안마을 대평리에는 코르소(사진)가 있다. 분홍분홍 파스타와 피자 레스토랑. 외관 담벼락, 키우는 개집까지 온통 핑크인 '핫분홍' 포인트다. 분홍컵에 담긴 아메리카노도 인기.

대구 속 '억새 핫플레이스'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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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억새만큼이나 믿기지 않는 곳. 대구의 섬(?)이다. 말도 안 된다. 내륙 한복판 대구에, 뜬금없이 섬이라니. 한데, 있다. 정말, 있다. 그 섬의 정체가 노곡섬. 하천의 유속이 느려지면서 퇴적물이 쌓여 금호강 가운데에 만들어진 섬이라 해서 이름이 강 가운데 섬, '하중도(河中島)'다. 잘 알려져 있진 않은데, 이곳, 한마디로 대박이다. 봄에는 유채꽃과 청보리밭이, 가을에는 코스모스로 계절마다 옷을 바꿔 입는다. 면적은 22만2000㎡ 정도. 앙증맞은 섬인데, 연간 무려 20만명 정도가 찾는 대구의 핫 플레이스다.

하중도는 봄에도 가을에도 '인생샷 포인트'다. 봄의 하중도는 유채와 청보리가 주인공. 하중도 진입다리인 '노곡섬뜰교(130m)'와 연결된 노곡교가 SNS 인생샷의 핵심이다. 여기서 하중도를 내려다보면 하트 모양으로 가꿔 놓은 청보리밭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가을 하중도는 코스모스 핫 스폿이다. 코스모스 꽃단지 면적만 9만8500㎡다. 색은 그야말로 알록달록이다. 분홍·흰색의 코스모스가 7만6500㎡(78%), 노란색 꽃이 피는 황화코스모스가 2만2000㎡(22%)이다. 시작은 노랑이다. 황화가 먼저 개화해 9월 말까지 하중도를 노랗게 물들인다. 일반 코스모스의 아래쪽에 맺힌 봉오리에서 피어나는 꽃들은 10월 초까지 가을 정취를 자아낸다. 코스모스에 밀려 빛을 발하지 못한 포인트가 물억새 단지다. '억새(억세)'게 재수가 없었을 뿐이다. 하지만 마음이란 게 갈대다. 이 억새 한번 보면, 갈대처럼 코스모스 밭보단 물억새 포인트부터 찾으니깐.

'가을가을'한 대구 맛집=안지랑 곱창골목엔 푸짐한 돼지곱창구이를 내는 집들이 길 양쪽으로 40여 곳이나 늘어서 있다. 가을 밤 술 한잔은 북성로 철물 공구 골목. 밤이면 포장마차촌으로 변신한다. 대구 근대문화거리를 찾았다면 반드시 서문시장을 함께 둘러봐야 한다. 납작만두, 누른국수(칼국수), 찜갈비 등이 먹방 빅3.

반나절 투어 버킷리스트

시간 없다. 바쁘다. 그런 분들을 위한 가을 총알 반나절 억새·갈대 명당 버킷리스트.

'억새·물안개 조합' 호반낭만길

대청호 오백리길 4코스 '호반낭만길'. 오백리길 중에서 대전 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구간. 대청호 오백리길 주산동마을의 세량지는 가을철 사진작가들의 최고 촬영 포인트로 꼽힌다. 버드나무와 억새가 어우러진 마을 어귀 습지에서 끝없이 안개가 스며 나오는 게 포인트.

'한국 갈대 7선' 신성리

억새 아닌 갈대를 원하는 분들, 게다가 순천만이 멀어서 못 가겠다는 분들에게 강추. 한산 모시만큼이나 유명한 게 이 지역 갈대다. 추노, 자이언트, 장옥정 등 영화·드라마 단골 촬영지. 금강2경이자 서천4경이며 우리나라 4대 갈대밭 중의 하나. '한국 갈대 7선'에 꼽힌다. 소곡주 한잔도 빼놓지 말 것.

캠핑형 장안산 억새

기어이 하룻밤 자야겠다는 분들용이다. 전북 장수 장안산(長安山·1236m). 가을에는 단풍과 억새 산행지로 명성이 자자하다. 단풍 포인트는 방화동 계곡. 방화동 가족휴가촌이 캠핑 포인트다. 휴가촌 내에는 산림문화휴가관, 단독 산막, 자연학습장, 모험놀이장, 삼림욕장 등과 함께 오토캠핑장이 설치돼 있다.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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