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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국감 인사이드] 주차장ㆍ복도ㆍ회의실 모두 전쟁터…TV서 볼수없는 국감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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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나 TV 생중계를 통해 국정감사를 치르는 국회의원과 장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이면에도 국감은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국감이 열린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사당. 곳곳에선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이번 국감은 탄핵과 조기 대선으로 ‘야당 공격, 여당 수비’라는 공식이 깨졌다. 여당이 오히려 '적폐청산'으로 드라이브를 걸면서 구여권의 각종 정보를 입수해 야당을 몰아세우는 형국이다. 그렇다고 야당도 가만히 앉아 있지는 않다. 야권은 여당의 적폐청산 공세 자체가 '신적폐'라는 프레임으로 맞서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전쟁에 임하는 장수격인 의원과 호위무사 격인 보좌진들은 물론 피감기관인 각 부처의 공무원들까지 북새통 속에서 고된 하루를 보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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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첫날인 12일 국회 주차장이 가득 찼다. 이중주차를 한채 대기중인 의원실, 피감기관 관계자의 차량들. 김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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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관 주변도 사정은 비슷했다. 정문 앞 국기게양대 주변으로 차량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김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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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첫날 국회 각 상임위가 자리한 본관 주변에는 아침부터 의원실과 피감기관 관계자들의 차량이 가득했다. 본관 정면 도로변으로 의원들의 관용차가 줄지어 정차돼 있었고 건물 뒤 야외주차장엔 공무원들의 차가 대기 중이었다. 주차할 공간이 없어 이중주차를 한 뒤 자료가 담긴 상자를 옮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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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 앞 복도를 가득 메운 피감기관 공무원들(위)과 의원실 보좌진들. 김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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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텅 비어있던 상임위 회의실 앞 복도는 질의자료를 손에 든 채 의원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보좌진들이 꽉 메우고 있었다. 이들은 자신이 보좌하는 의원이 호출할 경우 바로 달려가야 한다. 한 야당 국회의원 보좌관은 “질의를 정리할 시간이 부족할 경우 내용이 부실해질 수밖에 없고, (보좌진은) 국감 진행 도중 여러 차례 의원에게 불려가 보충설명을 해야 한다”며 “피감기관에 자료를 요청하면 종종 국감 전날에 줄 때가 있어서 (분석하려면) 밤을 새야 하는데, 지금까지 본 자료만 합쳐도 A4 용지 열 상자 분량은 가볍게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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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해수위에 제출된 피감기관의 자료들이 회의실 밖에 가득 쌓여 있는 모습. 김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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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에 들어가지 못한 피감기관 공무원들도 복도에 진을 치고 있어야 했다. 장관이 수시로 쏟아지는 의원들의 질의에 대응하는 ‘맞춤 답안’을 하려면 이들의 보좌 역시 필수다. 일부 의원이 국감 도중 “자료가 부족하다”며 장관에게 보완이라도 요구하면 담당 실무자들은 정신없이 바빠진다. 이들은 회의실 앞 12~15개의 테이블 주변에 앉거나 서 있었고, 바닥에 주저앉아 자료를 챙기기도 했다. 군데군데 놓인 복사기는 자료 출력을 위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복도 한쪽에는 이미 의원실에 제출된 자료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그 위에 앉아 잠시 눈을 붙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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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 한쪽에서 휴식을 취하는 관계자들의 얼굴엔 피곤함이 가득했다. 김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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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북하게 쌓인 자료가 때로는 훌륭한 휴식처가 된다. ‘아낌없이 주는 자료’에 앉아 숨을 돌리고 있는 사람들. 김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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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도 국감이 열리는 회의실 안팎에서 치열하게 움직였다. 농림축산식품부 국감장에서는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정회가 선포되자 식사를 하러 가는 부처 사무관들을 붙잡고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보충자료를 요청하는 모습이 보였다. 박 의원은 “더 상세한 내용을 알고 싶어 (정부 부처에 공문을 보내지 않고) 아예 실무자들에게 직접 자료요청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막간을 이용해 한 방송 인터뷰에 응한 민주당 비례대표 김현권 의원은 마침 옆을 지나가던 우원식 원내대표에게 “화이팅”이란 말을 듣고 얼굴이 환해졌다. 첫날 산업통상자원부 국감에선 최연혜 의원(한국당)이 폐태양광 패널을 들고 나와 “유독물질로 범벅돼 있다”고 지적하는 등 '소품 정치'도 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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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정회가 선포되자 박완주 의원(오른쪽에서 세번째)이 농식품부 사무관들에게 추가자료 요청을 하고 있다. 김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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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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