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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우리가 잘 모르는 유통업체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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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은 권애리 기자와 소비자 트렌드를 알아보겠습니다.. 권 기자,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주말이니 쇼핑하러 가는 분들 많을 텐데요, 사실 쇼핑을 하러 가서 잠깐만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어느샌가 뭔가 이렇게 물건이 막 쌓여있단 말이죠. 물건을 사게 되는데, 유통업체들이 사실은 우리가 잘 모르는 장치를 숨겨놨는데, 이것이 요즘 진화를 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사실 말씀하신 그런 전통적 장치들 중에 보면 "백화점에는 창문이 없다" 이런 건 많이 들어보셨을 것 같아요. 외부랑 단절을 시켜서 쇼핑에 집중하게 한다는 거죠.

이런 법칙들이 요새 점포 형태에 따라서 말씀하신 대로 많이 깨지고 있습니다.

대형마트, 편의점에 이어서 요즘 유통가에서 가장 트렌드로 떠오른 형태로 복합쇼핑몰이 있죠.

경쟁적으로 계속 생기고 있는데, 이 몰들의 공통점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요. 가운데가 뻥 뚫리고, 모든 층들이 개방돼 있습니다.

그리고 천장 같은 곳을 투명하게 뚫어서 자연광이 그대로 들어오게 하는 것도 비슷비슷합니다.

백화점은 외부랑 완전히 차단을 시키는 것과는 반대라고 할 수 있는 구조죠.

이제는 매대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하는 것보다 손님이 일단 안에 들어오면 오래 있게 하는 것, 최대한 야외에 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드는 게 이런 복합몰들 디자인의 가장 큰 목표라는 겁니다.

인터넷 쇼핑과도 경쟁을 하는 이런 오프라인 몰들로서는 임대료를 받는 매장 하나하나 매출을 올리는 데 집중하는 것보다, 일단 오면 오래 머물면서 다양하게 돈을 쓰게 해야 한다는 거죠.

<앵커>

저런 전략이 먹혀서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오래 또 머물게 된다면서요?

<기자>

네. 실제로 1년 전에 문을 연 한 복합쇼핑몰 주차장에 들어온 차량들의 평균 주차 시간을 뽑아봤더니, 5시간 30분 정도 머물렀습니다.

업계 평균을 보면 대형마트에 들어온 차량들은 1시간 30분, 백화점은 2시간 30분 정도거든요. 거의 2배에서 4배 가깝게 더 오래 있는 거죠.

뭘 꼭 사지 않더라도 밥도 먹고, 테마 파크 같은 곳에도 들르고, 두루두루 돌면서 돈을 쓸 수 있도록, 아까 말씀드린 백화점과 반대인 개방형 구조 외에도, 유인책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유아용품 매장이 있는 층은 카펫을 깔기도 합니다. 이것이 부상 방지 목적도 있지만, 아이들은 좀만 걷다 보면 쉽게 지치잖아요. 오래 돌아다녀도 계속 안 나가고 돌아다니고 싶게 바닥을 폭신하게 해주는 겁니다.

또 천장이나 벽면을 일반적인 건물의 직각이 아닌 곡선으로 마무리를 하고, 한꺼번에 두 층씩 가는 에스컬레이터도 따로 설치를 합니다.

이런 것들도 야외있는 기분으로, 넓은 매장을 쾌적하게, 좀 더 빨리 이동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겁니다.

또 복합쇼핑몰은 혼자 오는 곳이 아니죠. 가족 단위로 놀러오듯이 와서 오래 있게 해야 하는 컨셉이거든요.

워낙 넓어서 가능하기도 하지만, 특히 자동차 쇼룸이나 전자기기 파크 같은 걸 조성하는 데는 그런 가족단위 방문객들을 겨냥하는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복합쇼핑몰 홍보담당자 : (남편들을 겨냥한) 자동차 쇼룸이나 가전매장, 피규어매장을 추가적으로 구성해서 갖추고요. 키즈카페 같은 공간을 구성해 놓고 있습니다. 가족이 방문했을 때, 구성원들끼리 각자 매장을 복합쇼핑몰 홍보담당자 방문할 수 있고, 물놀이 테마파크라든지 극장은 다 함께 방문할 수 있게(합니다.)]

<앵커>

또 쇼핑을 가서 눈을 돌렸는데 "여기에 내가 필요로 했던 물건이 있어" 이런 경우가 있는데 그것도 사실 다 전략이란 말이죠. 이것도 좀 바뀌고 있다고요?

<기자>

매대에서 눈높이 15도 아래가 시야에 제일 잘 들어온다고 해서 그곳을 전략상품들을 배치하는 '골든 존'이라고 하잖아요.

반대로 이런 복합쇼핑몰은 물건 판매보다 돌아다니게 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새로운 골든 존이 눈높이 15도 위 정도가 됩니다.

들어가자마자 뻥 뚫린 2·3층까지 개방된 위쪽으로 시야가 쏠릴 때 2·3층의 매장 간판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구조로 설계됩니다.

백화점 1층에 화장실을 안 둬서 다른 층까지 가게하는 전략은 여기도 비슷한 게 있습니다. '분수효과'라고 하죠. 일단 맨 위로 올라가게 하면 내려오면서 자연스럽게 둘러보잖아요.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가장 위층에 설치해서 일단 올라가게 한 다음에 내려오면서 다른 매장에 들르게 하는 이 '분수효과'를 노린 배치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어떻게 하면 함정들을 파놓은 셈인데, 주말에 잘 피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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