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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셀럽경제] ① GD가 만들었다? 셀럽 브랜드, 글로벌 팬덤 업고 단숨에 세계시장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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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 제시카, 유아인… 셀러브리티가 만든 브랜드, 유명세와 특별함에 ‘훨훨’
티셔츠 30만원, 집게 3만원… ‘팬 장사다 VS 네임밸류다’ 가격 논란도

조선비즈

지드래곤의 피스마이너스원/사진=피스마이너스원



“일단 유명해져라, 그럼 똥을 싸도 박수를 받을 것이다.”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명언으로 알려진 이 말은 사실 “현대인은 누구나 15분 내외로 유명해질 수 있다”는 그의 말이 와전된 것이다. 표현은 다르지만 두 문구는 오늘날 셀러브리티(유명인사)의 높은 이름값을 풍자하는 말로 자주 인용된다.

바야흐로 셀러브리티의 시대. 포털 뉴스에는 매일같이 셀러브리티의 크고 작은 스캔들이 톱 기사가 장식되고, TV 속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유명인의 소소한 일상이 적나라하게 공개된다. 그리고 이들이 먹고 마시고 입은 것들은 모두 히트상품이 된다.

◆ 지드래곤 등 한류 스타들, 글로벌 팬덤 등에 업고 패션 사업가로 변신

미국의 광고인 조지 로이스가 2003년 출간한 ‘셀러브리티($ellebrity)’는 현대의 셀러브리티 문화를 조명했다. 그는 셀러브리티의 C를 S로 바꾸고, ‘판다’라는 뜻을 가진 Sell을 더했다. 또 S를 달러 기호인 $로 표기해 유명세로 막대한 부를 일구는 셀러브리티의 상업적 가치를 강조했다.

조지 로이스가 짚었듯 셀러브리티는 대중문화의 아이콘이자 유행의 선도자로 다양한 산업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패션 산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데, 이들은 직접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만들어 사업적 수완을 발휘하기도 한다. 걸 그룹 스파이스 걸스의 멤버이자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부인인 빅토리아 베컴은 고급 패션 디자이너로 인정받고, 힙합 뮤지션 칸예 웨스트는 아디다스와 함께 만든 이지부스트로 아디다스의 신 전성기를 이끈 주역이 됐다.

국내 셀러브리티들도 자신의 정체성을 담은 시그니처 브랜드 만들기에 한창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적인 패션 아이콘 지드래곤은 피스마이너스원(Peace Minus One)으로 패션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럭셔리 스트리트 브랜드를 표방하는 이 브랜드는 론칭과 함께 파리 꼴레뜨, 런던 도버스트리트 마켓 등 해외 유명 편집숍에 입점해 패션 브랜드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 6월에는 서울에서 게릴라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 특정 장소에서 입장권을 받아야만 구매가 가능한 독특한 방식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몰려들어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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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의 블랑앤에클레어 2017 가을/겨울 광고 이미지/사진=블랑앤에클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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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 소녀시대의 전 멤버인 제시카는 그룹 탈퇴 후 블랑앤에클레어의 수석 디자이너로 돌아왔다. 평소 뛰어난 패션 센스로 주목받은 제시카는 자신의 스타일을 반영해 선글라스, 의류, 화장품 등을 선보인다. 서울,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 등 전 세계에 46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최근에는 뉴욕에 플래그십을 오픈했다. 론칭 4년간 누적 매출은 300억 원에 이른다.

배우 유아인은 지난해 아티스트 크루인 스튜디오 콘크리트와 함께 패션 브랜드 CCRT를 론칭했다. 앞서 디자이너 브랜드 노앙과 함께 ‘뉴키즈 노앙’이라는 라벨로 시티 티셔츠를 히트시킨 바 있는 그는, 이번에도 사업 역량을 충분히 발휘했다. 트레이닝 수트와 티셔츠, 후디 등을 선보이는 CCRT는 현재까지 10억 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알려진다.

◆ 종이 집게가 3만 원대… 터무니없는 가격에 논란 일기도

유명인의 이미지와 명성을 반영한 셀럽 브랜드는 대개 한정판 고가 전략을 취하는데, 이 경우 높은 판매가가 논란이 되기도 한다.

지드래곤의 피스마이너스원은 로고 티셔츠를 30만 원대, 모자를 30만 원대에 판매한다. 패션 상품 외에 연필과 테이프 등 문구류도 취급하는데,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종이 집게의 경우 판매가가 3만4천 원이었다. 한정판으로 출시된 집게는 현재 홈페이지에서 매진(솔드아웃)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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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마이너스원이 내놓은 종이 집게는 3만4000원에 판매됐다./사진=피스마이너스원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팬 카페에서는 설전이 벌어졌다. ‘천원이면 살 집게가 하나에 3만원이라니… 놀랍다’, ‘ GD정도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등.

피스마이너스원 서울 팝업스토어에서 모자와 마스킹 테이프를 샀다는 정다은(26) 씨는 “가격이 부담됐지만, GD가 만든 한정판 제품이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구매했다”며 “워낙 인기가 많아 중고로 되팔아도 구매가의 3~4배 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치 슈프림과 같이 한정판 스트리트 브랜드를 소비하는 패턴과 비슷한 모양새다.

최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부부리를 론칭한 배우 이혜영도 가격 논란을 피해갈 수 없었다. 부부리는 패션 상품과 애견용품, 친환경 세제 등을 판매한다. 가격은 원피스가 60~90만 원대, 가방이 40만 원대. 서울 한남동 부부리 매장에서 만난 이모(35) 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본 이혜영의 밝고 세련된 스타일이 좋아 매장까지 찾아 왔는데, 가격이 비싸 살순 없었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베트멍이 DHL 티셔츠를 38만 원에 판매하고, 프라다가 머니 클립을 21만 원에 내놓은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셀럽 브랜드는 셀러브리티의 철학과 감성, 유명세 등을 반영한 브랜드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름만 딴 것이 아닌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가치를 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영 기자(key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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