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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준PO] '베테랑 VS 루키' 포스트시즌 달구는 감독들의 지략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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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NC 김경문 감독이 8일 사직 구장에서 진행된 ‘2017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롯데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하던 중 그라운드를 응시하고있다. 2017.10.08. 사직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마산=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10번째 가을야구를 치르는 NC 김경문 감독과 첫 가을야구를 경험하는 롯데 조원우 감독의 두뇌 싸움이 뜨겁다. 마운드 운용은 물론 대타와 대주자, 대수비 기용을 두고 다양한 전략을 구상하고 실행한다. 올해부터 엔트리가 ‘30명 등록, 28명 출장’으로 확대되면서 감독 간의 지략대결이 승부에 절대적인 영항을 끼치고 있다.

◇타격전으로 양상 변화...물음표 커진 마운드 운용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을 기점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1차전과 2차전에선 양 팀 선발투수들이 긴 이닝을 소화하며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갔으나 3차전에선 타자들의 배트가 매섭게 돌아갔다. NC 선발투수 제프 맨쉽은 2회부터 흔들리며 4이닝 2실점(비자책)을 기록했고 롯데 송승준은 상대 타자들에게 힘에서 밀리며 3이닝 5실점으로 고전했다. 결국 3차전에선 NC가 불펜에서 투수 7명, 롯데는 투수 6명을 호출했다. 불펜진 소모가 부쩍 늘면서 4차전부터는 투수들의 컨디션도 보다 면밀히 체크해야 한다. 더불어 엔트리 확대로 대타 카드가 늘었기 때문에 상대의 플랜 A, B를 머릿속에 넣은 채 불펜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

김 감독은 “좌타자 상대로 좌투수를 중간에 등판시킬 때도 역할을 나눴다. 좌투수 구창모는 상대가 우타자로 교체해도 밀고나간다. 반면 임정호는 좌타자만 상대한다. 큰 경기에선 타자들의 집중력이 좋다. 투수가 힘없는 공을 던지면 타자를 이겨내기 힘들다. 그만큼 체력을 비축시키면서 포스트시즌을 치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 감독은 3차전까지 이민호를 제외하면 불펜투수들의 투구수를 20개 이하로 끊고 있다.

롯데 불펜 운용의 키는 정규시즌 최고 마무리투수 손승락이다. 조 감독은 1차전서 손승락에게 9회와 10회를 맡겼지만 11회 손승락 다음 불펜투수들이 무너지며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3차전서 손승락을 비롯해 박진형과 조정훈 필승조 카드를 아꼈으나 벼랑 끝에 몰린 만큼 앞으로는 리드를 빼앗기더라도 필승조를 투입해야 한다. 손승락을 어느 타이밍에 넣느냐에 따라 롯데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차전이 우천으로 하루 밀린 가운데 양 팀 사령탑은 선발투수 운용에서도 다른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이 최금강을 그대로 밀고나간 반면 조 감독은 박세웅에서 린드블럼으로 선발투수를 교체했다. 김 감독은 “최금강이 잘 던져주면 우리 팀 분위기도 그만큼 상승한다. 배짱이 있는 투수고 롯데전 결과도 좋았기 때문에 활약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금강은 올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갔고 성적도 들쭉날쭉했지만 일찌감치 ‘롯데 킬러’로 점찍고 던진 승부수였던 만큼 그대로 밀어붙였다. 그러나 조 감독은 아직은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박세웅에게 팀의 운명을 맡기기보다는 확실한 린드블럼 카드를 들고나왔다. 1차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자기 몫을 다한 린드블럼의 호투를 앞세워 시리즈를 5차전까지 연장시킨다는 게 조 감독의 계산이다.

스포츠서울

2017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3차전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11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다. 롯데 조원우 감독이 경기 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7. 10. 11 마산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교체하면 한 방 폭발? 승부 결정짓는 대타 대수비 공식
두 감독은 대타를 활용하는 용병술로도 장군멍군을 불렀다. 조 감독은 1차전 8회말 박헌도를 대타로 내세웠는데 박헌도는 솔로홈런을 터뜨려 2-2 동점을 만들었다. 김 감독의 카운터 펀치는 3차전에 나왔다. 베테랑 박석민이 타격과 수비에서 모두 흔들리자 3회초 수비부터 과감하게 노진혁을 기용했다. 당초 수비 안정을 목적으로 노진혁을 투입했으나 노진혁은 3회말 첫 타석부터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대반전을 이뤘다. 홈런 후에도 노진혁은 솔로포 포함 안타 3개를 치면서 4타수 4안타 3타점 만점활약을 펼쳤다.

박헌도와 노진혁의 대타카드 적중은 시리즈 운영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조 감독은 박헌도를 2차전 6번 지명자타, 3차전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시켰다. 하지만 박헌도는 지난 2경기서 안타 없이 침묵했다. 볼넷 3개를 골랐으나 기대했던 장타는 터지지 않았다. NC도 4차전부터는 노진혁의 비중을 크게 높일 확률이 높은 가운데 노진혁이 3차전의 맹활약을 재현할지 지켜볼 일이다. 김 감독은 “진혁이를 앞으로 어떻게 출장시킬지 고민 중이다. 일단 3차전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니 출장 빈도수는 높아질 것이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롯데가 진혁이에게 다른 볼배합을 들고 나올 것 아닌가. 쉽게 승부하지 않을 것이다. 이 점도 생각하고 있다. 그래도 내야수비가 다 되는 선수니까 적어도 수비에서 팀에 보탬이 돼준다”고 밝혔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펼쳐지는 양 감독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가을잔치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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