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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MB 청와대 “진보 시민기자의 비판보도 제소” 언론탄압 직접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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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캐비닛 문건’서 확인…“우파 매체 시민기자 활용” 내용도

이명박 청와대가 진보 언론을 탄압하고, 우파 언론을 육성하는 데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청와대는 오마이뉴스 등 진보성향 인터넷 매체 시민기자를 ‘사이비 기자’로 지칭하며 이들의 비판 보도에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로 대응하도록 주문했다. 우파 인터넷 매체의 시민기자 활용을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경향신문이 12일 입수한 이명박 청와대의 ‘좌파 인터넷 매체 시민기자 확충으로 세 확산’(2011년) 문건은 오마이뉴스 등 진보성향 인터넷 매체들의 시민기자 운영제도를 문제 삼고, 이에 대한 정부 대응 방안을 제안했다.

이 문건은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가 최근 확보한 ‘청와대 캐비닛 문건’ 중 일부로, 2012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의도가 노골화하는 시점에 작성됐다.

문건은 “시민기자의 기사는 독자에게 일반인의 여론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데다 언론사 이미지가 더해져 신뢰도 제고. 개인적인 의견을 과장해서 쓸 수 있으나 정식 기사와 다름없이 게재”라고 적시한 뒤 “이들의 활동량에 따라 온·오프라인상 반정부 여론이 쉽게 전파 가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기자에게 ‘기자증·명함’을 배부하고 있어 정식 기자를 사칭한 악의적 취재활동으로 논란 야기 가능성”이라고도 했다.

오마이뉴스를 두고는 “일반인들을 시민기자로 선정해 기사나 칼럼을 지면에 게재하는 등 사회 이슈에 대한 적극적 참여·공감 유도”라고 설명했고, 진보성향의 또 다른 인터넷 매체인 민중의소리에 대해선 “시민 언론을 표방하며 자격 요건 없이 반정부 성향 시민들을 기자로 모집 중”이라고 적시했다.

문건의 ‘대책 검토’ 항목에서는 소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등을 상대로 “중앙 부처와 자치단체가 사이비 기자에 신중 대처하고, 반정부·왜곡 보도에 대해 언론중재위 제소 등 적극 대응하도록 주문”이라고 적시됐다. 이는 진보 언론 보도에 언론중재위 제소를 집중했던 이명박 정부 기조와 일맥상통한다. 문건은 그러면서 “우파 인터넷 언론들의 시민기자 활용,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활동 강화 지원”을 대응 방안의 하나로 제시했다. 소위 진보 성향 인터넷 매체 보도에 적극적으로 맞서면서 우파 매체를 양성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실제 우파 인터넷 언론 지원은 국가정보원을 통해 현실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정치관여 사례를 발표하면서 국정원 지휘부가 국내 기업체와 정부 부처 담당 수집관들에게 보수 인터넷 매체인 ‘미디어워치’ 정기구독 및 광고지원 요청을 지시했고, 2012년 3월 ‘건전 인터넷 매체 경영난으로 종북 매체 대응 위축 우려’라는 문건을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가 보수논객인 지만원씨(75) 주도의 우파단체에 대해 자금 현황까지 꼼꼼히 체크한 사실도 확인됐다. 우파단체 측면 지원 등을 위해 단체 성격과 재무 상황까지 자세하게 파악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향신문이 이날 입수한 이명박 청와대 치안비서관실의 ‘우파단체 대한민국 대청소 500만 야전군 활동전망’(2011년 9월20일 작성) 문건에는 지씨가 좌파세력의 집권을 막겠다며 결성한 우파단체 동향이 상세하게 담겼다. 지씨가 강연 등 홍보 활동을 통해 회원 500만명을 확보하고, 당시 ‘백만민란’이라는 야권통합 운동을 벌이던 배우 문성근씨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원순 현 서울시장 등을 상대로 좌파 척결 활동을 벌인다는 것이다. 문건은 지씨에 대해 “육군 장교 출신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정통 보수 인물’”로 평가했다.

문건은 지씨의 단체가 “지난 6월 문화일보에 회원모집을 공고한 후 발기인 170명으로부터 100만~800만원, 일반회원 1050명으로부터 1만~99만원씩 총 2억6000여만원을 모금”했다는 자금 현황을 적시했다. 그러면서 “회원이 고령인 데다 추가 자금 확보에도 한계가 있어 총·대선까지 한시적인 단체로 머물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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