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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초과근무수당 등 요청 않겠다” 각서 받은 복지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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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자비원 센터, 추석 연휴 앞두고 직원에 강요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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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기관이 자신들과 계약을 맺은 장애인 활동보조인에게 “휴일에 일하거나 초과근무를 해도 법정수당을 요청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강요하는 부당노동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경남 진주의 복지시설인 해인사 자비원 사회활동지원센터는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9일 장애인 활동보조인 ㄱ씨(50대)에게 “10월 한달 동안 본인 의지로 초과근무 및 휴일근로를 하게 됐으며 이 기간 동안 근로에 대해 법정수당을 요청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명시된 각서(사진)를 내밀고 서명하도록 했다.

ㄱ씨는 뇌병변 등 복합장애가 있는 장애인을 하루 2~8시간씩, 한달에 120여시간 보살핀다. 추석 연휴 등 휴일은 수당이 1.5배로 계산돼 4시간 일할 경우 수당은 6시간으로 계산된다.

장애인 활동보조원 수당은 보건복지부가 시설 측에 ‘장애인 활동지원수가(시간당)’를 지급하면, 시설 측은 수가의 75.9%(올해 기준) 이상을 시간당 수당으로 지급해야 한다. 복지부가 시설 측에 제공하는 시간당 수가는 9240원(평일 기준)이고, 시설 측은 시간당 최소 7010원을 장애인 활동보조인에게 시급으로 지급해야 한다. ㄱ씨는 추석 연휴에 나와 수일간 장애인을 보살폈지만, 휴일수당으로 계산되는 시간당 1만515원이 아니라 평일과 마찬가지로 시간당 7010원의 수당을 받게 된다.

이에 대해 해당 기관 측은 “복지부가 주는 수가가 너무 적어 활동보조인이 휴일과 초과노동을 하게 되면 이를 지급하기 어렵다”며 “그런 요구를 하지 않으면 계속 일하는 데 지장이 없지 않겠냐는 취지로 ㄱ씨에게 제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은 “이 같은 내용의 각서를 받는 기관들이 늘고 있다”며 “서울 노원과 경기 의정부 등의 기관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각서를 받았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시설이 활동보조인들에게 보낸 A4용지 2장짜리 분량의 확인서에는 “어떠한 금품채권(연차휴가 미사용수당, 근로자의날 수당 등 법정 제 수당)에 대해 관련 기관에 진정 및 민형사적 이의제기를 하지 않으며, 갑(기관)의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라는 게 나와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복지부 수가가 적은 부분도 있지만 지금도 기관의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여서 활동보조인 수당을 지급하는 비영리기관들이 많다”며 “일부 기관들이 자신들과 계약을 맺은 활동보조인에게 각서를 받는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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