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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PINION] 최악의 위기, 한국 축구는 착각 속에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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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언제부터 한국 대표팀이 유럽 또는 아프리카 팀과 대결에서 화끈하게 승리했는가? 2002 월드컵 4강 신화이후 한국 축구는 착각 속에 빠져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스위스 빌/비엘의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모로코와 평가전에서 1-3 완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신태용호는 이번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2연패를 기록했고, 최악의 여론을 바꾸는데 실패했다.

최악의 여론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마지막 두 경기를 앞두고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이 두 경기에서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많은 비난을 받고 있고, 거스 히딩크 감독의 복귀론까지 나오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설상가상. 이번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최악의 경기력과 결과를 만들면서 신태용호를 향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 FIFA랭킹 역대 최저? 한국 축구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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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한국 축구는 위기다. 신태용호가 이번 유럽 원정에서 상대한 러시아와 모로코는 한국 대표팀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떨어지는 팀들이었다. 2017년 9월 기준으로 한국 대표팀은 51위였고, 러시아와 모로코는 각각 64위와 56위로 한국보다 순위가 낮았다.

그러나 결과는 완패였다. 더 큰 문제는 경기력. 거센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경기력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내용, 결과, 실험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선언했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잡지 못했고, 그동안 칭찬받았던 전술가의 면모도 보여주지 못했다.

선수들도 문제였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손흥민, 기성용, 구자철 등이 포함돼있었지만 너무나도 무기력했고, 공수 모두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여기에 기본적인 볼 터치나 트래핑에서 실수가 나오면서 비난이 더 커졌고, 선수들의 정신력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악의 경기력에서 나온 결과물은 역대 최저 FIFA 랭킹이다. 아직 10월 FIFA 랭킹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FIFA가 제공하는 세계랭킹 산정 기준에 의해 따르면 한국 축구는 9월 랭킹 포인트 659점에서 10월에는 588점으로 대폭 하락할 전망이다. 한국 대표팀이 이번 평가전에서 랭킹이 더 낮은 러시아와 모로코한테 패배했기 때문이다.

역대 최저 랭킹이 예상된다. 한국은 FIFA 랭킹에서 지난 2015년 1월 69위를 차지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더 낮은 랭킹이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중에서 이란, 일본, 호주는 물론이고,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되던 중국보다도 낮은 순위가 예상되고 있다. 결국 이번 10월 랭킹이 한국 축구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 4강 신화? 한국 축구, 착각 속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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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과 모로코 경기를 중계하던 MBC 안정환 해설위원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그는 모로코전에서 한국 대표팀 후배들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자 "월드컵 본선에서는 우리보다 못하는 팀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며 후배들을 향해 뼈있는 조언을 했다.

사실이다. 한국 축구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한 후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일궈내며 빠르게 발전했지만 여전히 세계 축구에서는 절대 약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11일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23개 팀의 랭킹을 발표했는데 한국은 23개 팀 중 22위에 그쳤다. 월드컵에 처음 나서는 파나마가 한국보다 순위가 낮은 유일한 팀이고, 아시아에서도 이란(17위), 일본(19위), 사우디아라비아(21위)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한국 축구는 여전히 세계 축구에서 변방이나 다름이 없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성과는 자랑할 만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 아시아에 한정지었을 때 이야기고, 한국 축구는 그동안 엄청난 성과를 이뤄냈다는 듯한 착각 속에 살고 있었다. 냉정하게 한국 축구는 월드컵에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당연하게 내는 팀이 아니고,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화끈하게 승리를 거둘 수 있는 팀이 아니다.

유럽 원정 2연전을 마친 후 한 50대 축구인도 한숨을 길게 내쉬며 말했다. 이 축구인은 "언제부터 한국 대표팀이 유럽 또는 아프리카 팀과 대결에서 화끈하게 승리했는가? 2002 월드컵 4강 신화이후 한국 축구는 착각 속에 빠져있고, 히딩크 복귀론, 경기력 논란, 신태용 감독 논란 등을 보면서 여전히 한국 축구는 착각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대한축구협회, 대표팀 그리고 팬들 모두 착각 속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가장 먼저 대한축구협회는 한국 축구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는 히딩크 감독이 단기간에 대표팀 '수능 성적'을 올려주고 떠난 뒤 '내신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셈인데 이제는 2002 월드컵 4강 신화에서 벗어나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고, 다시 밑바닥부터 제대로 다져야 한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안정환 해설위원의 일침처럼 상대 선수들보다 한 발짝 더 뛴다는 간절함을 가져야 한다. 2002년 때도 히딩크 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체력이 문제라고 진단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한국 대표팀은 이런 체력적인 장점마저 사라졌고, 아시아 최강이라는 타이틀에 안주했던 것 같다. 이제는 선수들 스스로도 달라져야 하고, 월드컵 본선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내야 한다.

팬들도 한국 축구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당연한 승리는 없다. 물론 러시아, 모로코전에서 실망한 축구 팬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나, 한국 축구의 현주소는 여전히 최약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다. 한국 축구는 현재 최악의 위기에 빠져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 4강 신화, 올림픽 동메달,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그리고 많은 선수들의 유럽 진출을 보면서 마치 한국 축구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와있다고 착각하고 있지만 후진적인 유소년 시스템은 그대로였다. 여기에 한국 축구의 근간인 K리그도 제자리걸음이다. 이제라도 대한축구협회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해 한국 축구를 다시 세워야하고,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한대로 젊은 대한축구협회로 거듭나야 한다.

사진=윤경식 기자,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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