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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는 발레 부부 “이제 2세 낳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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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 황혜민-엄재용씨

15년간 1000회 무대 함께 올라… “브런치 먹고 맛집 탐방 다닐래요”

동아일보

유니버설발레단 황혜민(왼쪽), 엄재용 부부.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유니버설발레단 황혜민입니다. 15년간의 발레단 생활을 하면서….”

15년이라는 단어를 말한 뒤 목이 메었는지 잠시 말을 멈췄다. 눈가는 이미 촉촉해졌다. 울먹이면서도 끝까지 자신이 손수 쓴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언젠가 다가올 무용수로서의 마지막 날을 여러 번 상상해 왔지만 막상 그날이 다가오니 오히려 담담한 마음인 것 같습니다. 사실 슬픈 마음 들키지 않도록 담담하게 보이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황혜민(39)과 엄재용(38) 부부는 12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2012년 결혼한 이들은 각각 2000, 2002년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해 15년간 약 1000회의 무대에 함께 올랐다. 11월 24∼2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오네긴’을 끝으로 발레단을 떠난다. 은퇴라는 단어가 주는 무거움과 부담감 때문일까. 황혜민과 엄재용은 기자회견 내내 진지한 표정이었다. 두 사람 모두 발레단을 떠나지만 엄재용은 일본과 국내를 오가며 계속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관객이 ‘저 무용수 그만둬야 하지 않나’ 할 때 그만두고 싶지 않았어요. 최고의 자리일 때 내려오고 싶었어요. 또 2세를 가지고 싶었는데 지금이 그때인 것 같아요.”(황혜민)

“다른 곳에서 계속 활동하겠지만 아내와 같은 무대에서 함께 발레단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었어요.”(엄재용)

은퇴 뒤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둘이 달랐다.

“발레를 시작하고 30년간 항상 머리카락 길이가 일정했어요. 무용수에게 머리카락은 소품이거든요. 은퇴 공연 바로 다음 날 아주 짧게 자르고 염색을 하고 싶어요. 또 평일에 브런치도 먹어보고 싶어요.”(황혜민)

“맛집 탐방을 좋아하는데 제주도부터 서울까지 배낭을 메고 여러 지역의 맛집을 찾아다니고 싶어요.”(엄재용)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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