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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단독] “이영학, 딸 친구 성추행 시도하다 반항하자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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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잠정결론, 오늘 수사 결과 발표

프로파일러 6명 투입해 심리감정

SNS엔 “가장 위대한 사랑은 14세”

10대 여성 집착, 왜곡된 성의식

외제차 몰며 10년간 기초수급 혜택

공범인 딸, 소년범 이유 영장 기각

중앙일보

이영학의 딸 이모양이 12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북부지법을 나서고 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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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경찰서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이 딸의 친구인 여중생 A양(14)에게 성추행을 시도했고 이에 반항하자 살해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12일 “이영학이 수면제를 먹고 잠든 A양을 성추행하려 했으며, 이에 놀라 깨어난 A양이 소리를 지르며 반항하자 목을 졸라 숨지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영학의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부분이 있지만, 당시 정황과 진술을 종합해 내린 잠정 결론”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 같은 내용의 중간수사 결과를 13일 발표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영학은 성기능에 장애가 있어 성폭행을 시도하지는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날 프로파일러 6명을 투입해 이영학 부녀의 심리감정에 나섰다. 경찰은 그의 왜곡된 성의식의 흔적을 곳곳에서 파악했다. 지난해 11월 ‘양아오빠’라는 프로필로 트위터를 개설한 그는 해당 계정으로 한 여성에게 “아가 딱 내 스타일이다 OO맛 보고 싶네. 연락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부인의 시신을 염하면서 가슴에 입을 맞추는 등의 행위를 직접 촬영하기도 했다. 10대에 집착했던 정황도 보인다. 2011년에는 임신 고민을 올린 10대에게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랑은 14세의 사랑이다. 전화번호를 보내 달라”는 답글을 달았다. 그는 트위터에도 “나이 14부터 20 아래까지 개인룸, 샤워실 제공, 기본 스펙 착하고 타투 공부하고”라며 10대 청소년을 모집하는 글을 남겼다.

그가 2007년에 출간한 책 『어금니 아빠의 행복』에는 “여자 애들 앞에서 무안을 당한 일이 계속해 머릿속을 맴돌았다. 좀처럼 잊을 수가 없었다. 나중에는 나도 모르게 눈물까지 주룩 흘렀다”고 적었다. 이성 친구들이 보는 데서 망신당한 경험이 있었다는 얘기다. 이영학의 중학교 교사였던 김모씨는 이날 “이영학이 중학교 2학년 때 몸에 피를 묻히고 와서 다른 학교 여중생을 성폭행했다고 자랑한 일이 있었다. 형사처벌은 받지 않았지만 졸업을 못한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여성 관계의 실패나 좌절을 간접적으로 경험한 것이 일탈적 성의식이나 편향된 여성관이 형성되는 데 일조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피해 여중생의 시신을 함께 유기한 혐의를 받는 이영학의 딸 이모(14)양에 대한 구속영장은 이날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북부지법 최종진 판사는 “증거 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소년에 대한 구속영장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발부하지 못한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고급 수입차 몰며 월150만원 복지 혜택=이영학은 장애인연금·장애아동수당까지 합쳐 월 150만원가량의 복지 지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자기 명의의 재산과 소득을 남기지 않아 10여 년간 기초생활보장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2007년 기초수급자가 되면서 생계비·의료비·주거비·교육비 지원과 통신요금·TV수신료 할인 등 20여 가지 추가 혜택을 봤다. 생계급여는 매달 109만원(3인 가구 기준)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외제차를 포함해 고급 차량을 3대 이상 보유한 것으로 보이지만 한 대만 자신 명의로 등록했다. 이 차는 시가 4000만원이 넘는 외제차였지만 배기량이 1999cc여서 재산 기준에서 빠졌다. 지체장애인과 중증장애인의 2000cc 미만 차량은 재산 산정 기준에서 제외된다. 유전성 거대백악종을 앓는 딸(14) 앞으로 장애아동수당 10만원이 나왔다. 이영학은 지적장애와 지체장애의 중복장애로 분류돼 월 28만6050원(부가급여 포함)의 장애인연금도 받았다. 양동교 복지부 기초생활보장과장은 “후원금을 숨기려고 차명계좌를 이용했다면 지자체가 추적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규진·하준호·백수진 기자 choi.k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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