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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좌절된 정책 재도전 ‘선분양제의 적폐’ 청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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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부 장관 ‘후분양제 단계적 도입’ 밝혀

소비자 선택권 보장·부실시공 예방·분양권 투기차단

민간 건설사 도입 땐 대출보증·택지공급 등 인센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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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주택 후분양제를 공공부문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은 주택정책에 큰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짓는 집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키로 해 민간부문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현행 ‘선분양 후시공’ 방식에서 ‘선시공 후분양’으로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참여정부에서 시도되다 연기돼 이명박 정부에서 좌절됐던 정책에 대한 재도전이기도 하다.

후분양제가 도입되면 소비자의 선택권 보장과 부실시공 예방, 선분양제의 적폐인 분양권 전매 투기 같은 부작용도 해소될 수 있다.

후분양제는 공사가 80% 이상 진행됐을 때 소비자가 주택의 위치나 배치, 구조 등 실물을 직접 확인해 구매하는 방식이다. 아파트를 짓기도 전에 견본주택만 보고 계약부터 하는 현행 선분양제와는 정반대다. 집값은 대개 수억원에 달해 보유 자산 중 가장 고가에 속한다. 그간 국내 공동주택 시장에서는 건설 후 미분양으로 불가피한 경우 등을 제외하면 선분양제가 대다수였다.

선분양제는 대략 2~3년 걸리는 공사 기간 동안 소비자들이 낸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공사비를 충당하는 덕분에 건설사들은 별 부담 없이 집을 지을 수 있다. 과거 국가 재정이 부족했을 때 정부가 손쉽게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었던 방식이기도 하다.

참여정부도 선분양제의 문제점이 심각하다고 인식해 2007년 공공부문부터 후분양제를 의무화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꺾일 수 있다’는 반대에 1년 연기됐고 결국 2008년 이명박 정부는 계획 자체를 폐기했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는 현재 상황에서 후분양제 도입은 정부 의지에 달렸다는 지적이 많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국토부에서 받은 ‘아파트 분양권 전매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부터 올 8월까지 분양권 거래금액은 100조원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선분양제가 낳은 병폐인 분양권 전매를 막기 위해서라도 후분양제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며 “정권이 바뀐 지금이 후분양제를 실시할 적기”라고 주장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팀장은 “상품 선택권이 소비자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지금처럼 건설사들이 일방적으로 분양가를 책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건설업계 관계자는 “후분양제는 입주 즈음에 분양대금을 단기간에 마련해야 해 서민들의 내집 마련이 어려워지고, 건설사도 금융부담이 커진다”며 “주택 공급 감소도 불가피해 집값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분위기를 염두에 둔 듯 김 장관은 “후분양제를 공공부문부터 시행하고, 민간부문에서 도입하는 건설사에는 대출보증제도나 공공택지 공급, 주택도시기금 지원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 장관은 건설현장의 저임금과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주처가 하도급 업체 노동자들에게 직접 임금을 지급하는 ‘발주처 임금직불제’ 전면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공사현장에서는 발주기관이 원도급자에게 공사를 맡기고 대금을 지급하면 원도급자가 다시 하도급자에게 공사를 떼어주고 비용을 지급하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하도급 업자가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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