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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역대 최장 열흘간의 연휴…내수진작 효과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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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5명 청산도, 외지인 2만명 찾아 '성수기 한번 더'

시내 백화점·면세점·복합쇼핑몰도 간만에 대목

"긴 연휴 경험한 직장인들 연차 적극적으로 쓸 것 "

중소상공인연합회 "긴 연휴 중소상공인에겐 공허"

중앙일보

지난 3일 추석연휴를 앞두고 인파로 북적이는 한 복합쇼핑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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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도 떨어지고 쌀도 떨어져 더 손님을 못 받을 정도였어요.”

전남 완도군 청산도에서 26년째 음식점을 하는 김효순씨는 이번 추석 연휴 동안 톡톡히 재미를 봤다. 기대 이상으로 관광객이 많이 왔기 때문이다.

김씨는 “여름 피서철보다 손님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전복 등 수산물을 파는 강상홍씨도 “평소보다 2.5배 더 팔렸다”고 했다.

이번 연휴(9월 30일~10월 9일) 기간 청산도 입도객은 약 2만 명. 추석 이튿날(5일)부터는 하루 3000명 이상이 섬을 찾았다.

김영주 청산읍장은 “5일부터 3일 동안 섬 내 130여 민박집이 100% 만실이 될 정도였다”고 했다. 완도군은 교통비와 숙식비 등 하루 체재비를 1인당 5만원으로 산정해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경제 효과를 7억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인구 2455명의 작은 섬이 긴 연휴 덕분에 성수기를 한 번 더 치른 셈이다.

역대 최장이라는 추석 연휴 동안 전국의 관광지가 호황을 맞았다. ‘개장 이래 최대 입장객’을 기록한 곳도 많았다. 강원랜드는 연휴 동안 하루 평균 1만4500명이 찾아 지난여름 성수기 때보다 24% 증가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전남 담양 죽녹원에도 하루 평균 1만1000명이 찾아 지난해 추석(5200명)보다 입장객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연휴 동안 제주도 입도객은 51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하지만 지난 3월부터 중국 단체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것에 비하면 선방한 셈이다. 11일 동안 중국인은 하루 평균 1100여명, 지난해 추석에 비하면 8분의 1수준이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10월 초 국경절은 크루즈 등을 통해 유커가 대거 유입되는 시기지만 올해는 완전히 끊겼다”며 “반면 내국인 관광객이 유커를 대신했다”고 말했다.

역대 최장 연휴에도 불구하고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정작 국내 경제는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실제 연휴 동안 인천공항을 통해 104만5315명이 출국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로 인한 경제 효과도 있었다. 여행 전에 미리 주문한 선물 비용과 출국 전 쇼핑으로 대형 유통업체와 면세점은 간만에 대목을 누렸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연휴기간 면세점의 하루 평균 매출도 76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대부분 내국인이 출국하면서 증가한 매출”이라고 말했다.

또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복합쇼핑몰은 밀려드는 쇼핑객으로 이번 연휴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해외여행객이 늘면 같은 기간 국내관광도 더불어 증가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호텔관광업협회 관계자는 “해외로 출국하는 인원이 늘면 특급호텔의 객실 점유율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연휴에 주로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와 국내여행을 즐기는 계층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해외여행 항공권을 구하지 못한 이들이 국내 특급호텔을 예약한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 7월 내놓은 ‘연휴가 관광수요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한 달에 휴일이 하루 더 늘수록 국민 1인당 월 평균 지출액은 919원 증가하며, 해외여행 지출은 337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에 따른 경제적 가치는 432억원에 달하며, 생산유발·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각각 714억·360억원으로 추산했다.

나아가 이번 연휴가 직장인들의 휴가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문화관광연구원 박상곤 부연구위원은 “열흘 이상의 휴가를 처음으로 경험한 직장인들은 앞으로 유럽이나 미국처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연차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긴 연휴에 대한 회의론도 있다. 최승재 중소상공인연합회장은 “전통시장을 비롯해 전국의 중소상인들은 영업일수 감소와 그로 인한 비용 증가 등 고통만 가중된 연휴였다”며 “정부가 내건 내수진작 효과는 정작 중소상공인에겐 미치지 않는 공허한 정책이었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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