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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잘 들어보세요…'바른 말 기내방송' 시작한 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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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소비자 트렌드 알아보겠습니다. 권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월요일 사실 많은 분들은 연후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셨을 텐데, 한글날이었습니다. 정부 행사도 우리말로 다듬어서 했는데, 한 항공사가 기내방송을 우리 말로 잘 손봐서 화제라고요?

<기자>

한 저비용 항공사가 국립국어원의 도움을 받아서 그동안에 잘못됐던 표현들, 부자연스러운 표현들을 고치고 앞으로도 계속 고친 표현을 쓰기로 했습니다. 전에 쓴 표현이랑 새 표현 한꺼번에 한 번 들어보시죠.

[제주까지 즐거운 여행 되시기 바랍니다.]

[제주까지 **항공과 함께 즐겁게 여행하시기 바랍니다.]

차이 느끼셨나요? 이런 표현 정말 많이 쓰잖아요. "즐거운 여행 되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이 공사도 기내방송을 전에는 이렇게 했었는데, 앞으로 비행기 타시면 유심히 들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즐겁게 여행하세요. 좋은 하루를 보내세요." 이렇게 바꿔서 방송하겠다고 합니다. '뭐뭐 하세요.'가 사실 공손하게 명령하는 표현이거든요.

그런데 "즐거운 여행이 되세요." 이러면 사물, 그러니까 여행에게 명령을 하는 식이 돼버려서 우리 말에서는 원래 없는 표현이고 그래서 좀 어색해진다는 거죠. 그래서 "여러분 즐겁게 여행하세요."라고 얘기하는 게 훨씬 자연스럽다고 합니다.

또 "전자기기의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런 표현도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고치기로 했습니다.

<앵커>

사실은 우리말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이런 말이 있잖아요. 미세한 차이이지만, 저희는 말로 먹고사는 직업이니까 조금만 차이도 큰 변화를 만들 수가 있는데, 기업들이 저렇게 한다는 건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기자>

네, 다른 표현을 조금 더 보시면 또 군더더기 없게 간결하게 손본 게 "기체가 흔들려도 출발이 지연돼도 여러분의 넓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여기서 '넓은'을 뺍니다.

양해라는 말에 이미 '너그럽게, 넓게, 마음을 쓰다'는 뜻이 있어서 '역전앞' 비슷하게 '넓은'이 군더더기라는 거죠.

또 "더욱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라는 말도 '더욱'이란 불필요한 부사를 안 쓰면 더 깨끗한 표현이 돼서 앞으로는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고친 표현들은 계속 고쳐 쓰고요. 이달 말까지는 비행기는 날틀, 스튜어디스는 도우미, 휴대폰은 손전화 이렇게 우리말로 바꿔서 방송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기관이나 이런 유통업체 같은 데서 제대로 된 표현을 쓰면 제대로 된 표현에 소비자들이 익숙해지기가 쉽죠.

특히 국립국어원에 물어봤더니 알게 모르게 잘못 써서 많이 익숙해진 표현 중에 "5만 원이십니다" 이런 게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손님을 존대하는 게 아니라 사실 5만 원을 존대하는 게 돼서 틀린 표현이 된다는 거죠.

또 고쳐주었으면 하고 얘기가 나온 게 "입어보실게요."라는 식으로 유행어도 있었는데 "~~하실게요."라는 게 요즘 많이 쓰는 틀린 표현입니다.

[김문오/국립국어원 공공언어과장 : ('~하실게요'는) 말하는 사람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약속이나 의지를 나타내는 표현이기 때문에 상대방이나 제3자의 행동에 대해서 쓰는 건 국어문법상 맞지 않습니다. '주사 맞으실게요'란 표현 대신 '주사 놓겠습니다' (해야 합니다.)]

<앵커>

그렇고 이제 한글이 예쁘게 잘 쓰는 폰트가 있으면 그것도 참 보기 좋은데, 그걸 또 활용하는 기업들도 있다고요?

<기자>

올해 한글 마케팅이 많았습니다. 특히 한 커피전문점이 거의 매주 한 가지씩 새로운 디자인의 컵을 출시하는 곳이 있습니다.

4년 전부터 한글날에 출시하는 한글 컵이 연간 주제 중에서도 제일 인기 있는 주제 중의 하나입니다. 해마다 4, 5천 컵 정도씩 만들어지는데 계속 출시 당일 매진이 되고 있습니다.

또 이달 말에 국내 개봉되는 할리우드 영화가 한글 포스터를 내놔서 최근에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한글이 예쁘다는 인식이 전 보다 생기면서 한글을 잘 활용하면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명품 브랜드들도 아예 한글 서체를 디자인해서 우리가 내놓은 한글, 이렇게 무료 배포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습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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