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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후퍼의 비정상의 눈] 한국도 영국처럼 긴 휴가 갈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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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후퍼 영국인 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개천절·추석·한글날이 이어지는 열흘 ‘황금 연휴’가 지났다. 한국 친구들에겐 너무나 특별한 시간이었겠지만 영국 직장은 2주씩 일 년에 두 번 정도 휴가를 가는 게 보통이다.

한국 근로자들은 연평균 15일의 연차휴가 중에서 절반가량밖에 쓰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신입사원이 당당하게 연차를 쓰기 힘들다. 유럽과 호주에서는 근로자에게 최소 20일의 휴가를 준다. 호주에서는 주말과 공휴일 근무 시 최대 3배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최소 22일 휴가를 포함해 개인에 따라 12일 휴가를 더 갈 수 있다. 또한 유럽의 근로문화가 이식된 덕분에 연차에 상관없이 주어진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또한 유연근무제를 통해 퇴근 시간 이후의 연장 근무 시간까지 휴가 기간에 넣을 수 있다. 하루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연장 근무한 시간을 모아 8시간이 되면 휴가를 하루 늘릴 수 있다. 이렇게 해서 한 근로자가 공휴일을 제외하고 누리는 휴일은 최대 6주가 된다. 영국의 부모도 나를 보러 오시려고 이번 달에 3주 휴가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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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의 눈 10/12


더 많이 일하면 국가경쟁력이나 생산성이 휴가 기간이 더 긴 나라보다 높아질까.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의 생산성은 앞서 언급한 유럽 국가 근로자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라고 한다. 주당 근로시간이 35시간에서 40시간 이상으로 넘어갈 경우 근로자의 생산성은 사실상 감소한다는 것이다. 1920년대 미 포드자동차의 창업자 헨리 포드가 주 5일 40시간 근무를 처음 실시했는데 다 이유가 있다.

다양한 연구에서 충분한 휴가가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되는 배경을 분석했다. 예를 들어 취미생활처럼 개인이 원하는 활동에 몰두하는 시간이 늘면 업무 시간 내 집중도가 높아졌다. 직장 내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 지수는 떨어지고 일에 대한 의무감과 만족도는 증가했다. 휴일의 증가는 생산성 향상뿐만 아니라 여가 시간 증대로 인한 소비 진작으로 경제성장을 북돋는 효과가 있다.

휴식을 통해 우리 몸은 원기를 회복한다. 가족이나 친구와 보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친밀한 관계를 쌓으며 공동체를 살찌울 수 있다. 열흘 휴일의 달콤함을 맛본 이들이라면 ‘우리는 왜 매년 이런 긴 휴가를 누릴 수 없을까’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제임스 후퍼 영국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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