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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서초동살롱] '추석연휴' 김명수 대법원장은 출근…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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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변호사들, 휴가 떠나는 인파 속 자료 싸들고 집으로…대법원·법무부는 국감 준비]

머니투데이

그래픽=이지혜 디자이너


"폰 끈다. 연휴만을 기다렸다." 한 사내변호사의 인스타그램 사진에 있는 메모입니다. 비행기표가 찍혀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민족 최대 명절이라는 추석, 최장 10일간의 황금연휴가 찾아왔습니다. 앞으로 이런 장기 연휴는 2044년 10월에나 다시 돌아옵니다.

서초동에도 연휴가 찾아왔습니다. 대형로펌 등 대부분의 변호사 사무실도 '샌드위치 데이'인 10월2일을 휴일로 정하고 장기 연휴를 갖기로 했습니다. 법원도 구속사건 등 급박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의 재판부가 기일을 잡지 않았습니다. 통상 법원은 샌드위치 데이에는 재판 일정을 거의 잡지 않습니다.

그러나 적잖은 변호사들이 연휴를 마음껏 누리지 못합니다. 한 변호사님은 일거리를 한아름 지고 집으로 갔습니다. "서면자료가 많아 자가용으로 날라야 할 정도지만 출근 안 하는 게 어디냐"고 합니다. 일부 여성 변호사들은 추석 당일 '자발적으로' 일하러 나온다고 합니다. 코끝이 찡했습니다. 이유는 굳이 묻지 않았습니다.

영업일수가 줄어든다고 걱정하는 개업 변호사들도 있습니다. 개인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A변호사는 "인건비는 똑같이 나가는데, 10월의 영업일은 3분의 1 가까이 줄어드니 매출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물론 연휴가 '그림의 떡'인 분들도 있습니다.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연휴에도 계속 출근합니다. 쉬는 날은 추석 당일 하루 뿐입니다. 주요 피의자들의 구속기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연휴 기간 당직을 서는 판·검사와 법원·검찰의 직원들도 출근해 자리를 지킵니다.

'높으신 분'들도 바쁩니다. 연휴 직후 12일 시작될 국정감사 때문입니다. '1번 타자'가 대법원입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황금연휴가 반토막 났습니다. 국감 자료 제출과 답변 준비를 위해 추석 직후부터 출근합니다. 김 대법원장을 도울 실무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16일 법무부 국감이 잡혀있어 연휴 후반에는 출근할 공산이 큽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입니다. 대검찰청 국감은 27일입니다. 연휴 땐 집에서 쉰답니다. 대검 관계자는 '문 총장이 연휴에도 출근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게 무슨 소리냐. 총장이 나오면 직원들도 다 나와야 한다"며 "집에서도 보고 받을 수 있는데 왜 나오느냐"고 했습니다. 다소 절박한 목소리였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쉴 땐 쉬어야죠. 모두들 황금연휴 잘 보내시길 빕니다.

백인성 (변호사) 기자 isbae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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